“2Q도 물건너 간 흑자전환”…롯데케미칼, 믿을 건 ‘신사업’뿐 (종합)

오수진 2023. 8. 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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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적자폭 확대…영업손실 770억 기록
'본업' 흔들…하반기 석화 시황 개선도 불투명
'신사업' 육성은 변함없이…진행 중인 투자 계속 추진
배터리 재료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로 수익성 창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올해 2분기 흑자전환은커녕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자회사 편입으로 당초 적자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찼으나, 수익성이 악화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과 회복세가 더딘 석화 시황이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하반기도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으로 석화 업황 회복에 다소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 갈 길이 멀어진 모양새다.

그럼에도 현재 집중하는 신사업 육성은 변함없이 추진하고,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전망이 밝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겠단 포부는 분명히 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 24억원, 영업손실 77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5.9% 상승했으나, 적자는 5분기 연속 지속됐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 부진으로 판가 하락, 재고평가손익 증가, 원재료 역래깅 효과가 발생해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첨단소재 사업과 LC USA 사업 등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수요 부진, 유가 및 원료가 하락으로 본업은 크게 흔들렸다. 기초소재사업은 매출 2조7557억원, 영업손실 8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케미칼타이탄도 영업손실 111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지속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3.8% 감소한 5437억원을 거뒀다. 동남아지역 증설 물량에 따른 공급 부담 및 수요부진 지속 영향이다.

첨단소재사업은 매출액 1조 988억원, 영업이익 751억원을 기록했다. 고수익 지역에대한 수출 확대와 제품 스프레드 개선 및 운송비 안정화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LC USA는 매출액 1,498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했다. 에탄 가격 하향 안정화로 원재료 부담이 완화되며 흑자 전환했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받쳐주지 못한 것과 함께 원재료 급락으로 인한 역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 발생이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5월 초 유가 하락으로 납사 가격이 하락하면서 역래깅 효과가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약 9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은 220억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중국 리오프닝 영향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역내 정기보수 집중, 4~5월 스프레드(마진) 둔화, 납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역래깅 등으로 수요는 부진하고 지난 6월 판가는 하락해 재고 평가 손실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석화 시황 반등에 대한 예측도 쉽게 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1분기 초까지만해도 중국 리오프닝 수요 등으로 제품 스프레드 개선돼 업황 회복 가시화를 기대했으나, 원재료 하락으로 제품 약세 시황이 갑작스레 전개됐다”며 “ 중장기 산업 사이클 감소는 글로벌 가동률의 점진적인 상승으로 수익성 회복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나, 단기적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돼 석유화학 시황 반등 예측은 조심스럽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황이 추가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은 아니지만 원료 가격 상승에 따라 손익분기점 수준 등락으로 조율 가동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분기부터 롯데케미칼 실적으로 본격 편입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성적도 암울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82억원, 15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5.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4% 급감했다.

2분기 동박판매량 증가로 매출액이 늘어났으나, 고객사 신증설 지연으로 가동률이 예상보다 하락하며 고정비 부담이 증가돼 수익성이 악화됐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에 대한 희망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중장기적 산업 사이클을 봤을 때 신증설이 감소로, 글로벌 가동률 점진적 상승과 이에 따른 수익성 회복 전망은 유효하단 점에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상반기 대비 석화 시장이 개선될만한 확실한 요소들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보도되는 중국 경기부양 정책이 실질적인 수요 회복으로 이어진다며 속도감있는 시황 반등이 실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상황도 3분기를 기점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케미칼은 상반기 대비 수요증가에 따른 판매량 확대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점진적 수익성 개선을 예상했다.

"믿을 건 너 뿐" 신사업 통해 수익성 창출 꾀한다

최적화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서도 수익성 창출을 꾀하겠단 방침이다. 배터리 재료, 폴리머 등 고부가제품 비중을 높이고 한 시장 상황에 따라 가동률을 최적화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겠단 계획이다.

기초소재사업에서는 LPG 투입비중 확대해 원가경쟁력 확보하고, 범용 제품 비중은 축소할 예정이다. 또 태양광 소재와 배터리 분리막용 폴리머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로 수익성을 제고한다.

첨단소재사업에서는 고객에게 특화된 고부가 컴파운드 제품을 개발하고, 안정적 공급 역량을 확보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특히 배터리소재 사업에 기대를 걸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롯데알미늄과 미국 켄터키주에서 건설 중인 3만 6000t 규모의 양극박 공장 예상 매출이 연간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사 확보도 수월하게 진행 중이다. 삼성SDI 중심으로 이뤄졌던 고객사 포트폴리오를 LG에너지솔루션, SK온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2021년부터 본격 상업판매를 한 분리막용 소재 사업은 올해 전년 대비 100%의 성장을 예상했다. 제품경쟁력 우세로 매출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중국과 한국에 치중된 고객사를 일본, 유럽, 미국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해액 유기용매의 경우, 국내 배터리 업체뿐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 협의 중인데, 현재 30% 물량에 대해 연내 계약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진행중인 주요 프로젝트는 계획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익성을 최대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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