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아시아나 합병 교착 수년째...플랜B도 어렵다
[한국경제TV 유오성 기자]
[앵커] 대한항공과 합병을 추진하는 아시아나항공을 다른 곳에 매각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산업은행이 급히 진화에 나섰습니다.
합병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두 회사 합병이 아닌 플랜B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유오성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대한항공과 합병을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매각설이 흘러나오자 급히 진화에 나선 산업은행.
매각설은 산업은행이 삼일회계법인에 아시아나의 자금수지 점검 용역을 맡기면서 흘러나왔는데 산업은행은 "제3자 매각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21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승인했고, 현재까지 투입한 공적자금만 3조6천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3자 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대로 합병이 무산될 경우 지금까지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할 방안이 없어 산업은행은 고민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합병이 아닌 제3자 매각를 추진한다고 해도 인수자를 찾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해 신주 인수에 1.5조원, 영구채 매입에 3천억 원 등 총 1.8조원을 쓰기로 했는데, 이 정도 대규모 자금을 댈 수 있을 기업을 이제와서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대한항공은 합병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녹록치는 않습니다.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할 경쟁당국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 곳인데 이 가운데 두 곳이 독과점을 우려하며 심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이들이 원하는대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을 내줄 경우 알짜 노선은 다 내주고 빈 껍데기만 남은 아시아나항공을 가져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항공업계 관계자 : (대한항공은) 최대한 (알짜 노선을) 안 내주고 싶은 거잖아요. 그래서 조금씩 내주면서 지금까지 끌고 왔던 거고요. 근데 유럽 입장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끼고, 미국도 아메리칸에어가 강하게 반발을 하고 있거든요.]
한 때 3,700%까지 치솟았던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1,600%대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높아 심사가 길어질 경우 기업 부실이 심화할 거란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
유오성 기자 os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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