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갑질이자 반민주주의"…'잼버리' BTS 소환에 팬들 분노

최서인 2023. 8. 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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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주년 맞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 팬 커뮤니티 위버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K팝 콘서트에 BTS가 참여하게 해 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한 사실이 전해진 뒤 BTS 팬들이 “민주주의 퇴행이자 공권력 갑질”이라며 반발했다.

8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방탄소년단 갤러리에는 ‘[긴급] 방탄소년단 갤러리 성명문’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방탄소년단 갤러리 일동’의 명의로 발표한 성명문에서 팬들은 “금일 성 의원의 발언은 심히 부적절하다는 내부 여론에 따라 본 성명문을 발표한다”며 “BTS가 정부의 강압적인 요구에 따라 K-POP 콘서트에 참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퇴행이자 ‘공권력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팬들은 “BTS의 완전체는 멤버 개개인의 의사가 철저히 반영되어야 한다”며 “성 의원이 국회의원 신분을 내세워 압력을 가하는 작금의 행태야말로 잼버리 취지와 정신에 어긋나는 반민주주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재 국방부의 육군 소속인 김석진(진) 상병과 정호석(제이홉) 이병과는 달리 다른 멤버들은 민간인으로서 국방부에서 관할할 그 어떤 권리도 없다”고 지적했다.

8일 오후 디시인사이드 방탄소년단갤러리에는 잼버리 대회 K팝 콘서트에 BTS가 출연할 수 있도록 국방부에 요청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규탄하는 성명문에 게재됐다. 사진 디시인사이드 캡처


또 만일 BTS가 콘서트에 참여하게 될 경우 충분한 사전 점검 없이 무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며 “사전에 전혀 논의되지 않은 상황 속에 급박한 일정에 맞춰 최고의 무대를 준비해야 하는 BTS 개개인 멤버들에게는 상당한 심적 부담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잼버리 조직위원회 측에서 이에 대해 얼마만큼의 준비가 있었는지 검증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철저한 무대 점검을 할 수 있을 만한 시간적 여력도 부족하다”며 “팬들은 심히 우려를 표명함과 동시에 개탄스러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소중한 손님들에게 새만금에서의 부족했던 일정들을 대한민국의 문화의 힘으로 채워줄 필요가 있다”며 “국방부는 11일 서울에서 있을 K-POP 콘서트에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함께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주시길 바란다”고 썼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기상청 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에서 논의하고 답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성 의원이 특별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는 오는 11일 오후 7시부터 서울 마포구 소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콘서트는 당초 6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안전사고와 온열 질환자 발생 우려에 따라 폐영식이 열리는 11일로 연기했다.

정부는 콘서트 장소도 새만금 야외 상설무대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했다가 전북이 태풍 ‘카눈’ 영향권에 들며 잼버리 대원 전원이 수도권 등지로 철수하게 되자 개최 장소를 재차 변경 공지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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