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이로 퍼붓듯 비 쏟아질 것…태풍 카눈, 전국이 영향권"

정은혜, 김은지 2023. 8. 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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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태풍 카눈의 북상과 함께 높은 파도가 이는 강원 강릉시 경포호 하구의 방파제 모습. 연합뉴스

8일 기상청은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기 시작한 태풍 ‘카눈’의 예상 경로가 전날보다 서쪽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경남 해안에서 상륙해 강원도와 경기도 사이를 지날 것으로 예상됐던 태풍이 서울 동쪽을 통과하며 수도권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4시에 발표된 태풍 통보문에 따르면 카눈은 오는 9일 일본 가고시마 서쪽 해상을 통과해 10일 새벽 서귀포 동쪽 170㎞ 부근 해상에서 강도 ‘강’ 상태로 남해안으로 상륙할 전망이다. 10일 오후 3시 충주 남쪽 약 100㎞ 부근 육상에 도달할 즈음 강도는 ‘중’으로 바뀌고 11일 오전 3시 서울 북북동쪽 약 40㎞ 부근 육상을 지나 평양 북동쪽을 지나 북한을 관통하는 경로다.


“경로 좌우로 이동해도 전국 태풍 영향권 가능성↑”


김주원 기자
현재 카눈은 한반도 동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정도에 따라 예상 경로가 변하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면 현재 예측 경로보다 서쪽에, 예상보다 느리면 현재 예측 경로보다 동쪽으로 경로가 수정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전세계 수치예보 모델의 태풍 예상 경로도 전날보다 서쪽으로 이동했다. 서해상 통과 시나리오(영국 UM)부터 동해를 따라 올라가는 시나리오(미 해군)까지 수치예보 모델 사이의 편차가 동서로 700㎞로 매우 크지만, 한반도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먼 경로를 예측하는 주요 모델은 없어졌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 경로가 다소 좌우로 변경될 수는 있지만,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든다는 전망은 변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예측대로라면 한반도에는 9일부터 태풍 주의보가 울릴 전망이다. 9일 오전 제주도, 9일 밤 남해안, 10일 새벽 전라·경상권·충청남부, 10일 오전 충청권·경기 남부·강원 남부, 10일 오후 수도권·강원도가 초속 15m의 강풍 반경 안에 들어간다. 태풍이 상륙하는 10일 오전에는 남부 지방 대부분이 초속 25m의 강풍이 부는 폭풍 반경 안에 들 가능성이 높다.

김영옥 기자

기상청은 특히 남해안과 경상 동해안에 최대 초속 40m의 강한 바람이 불 수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밖의 남부지방과 서해안, 동해안도 초속 25~35m의 매우 강한 바람에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 충청권과 경기 남부, 강원 영서 지방도 초속 20~30m, 서울과 경기 북부도 초속 15~25m의 강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양동이로 퍼붓는 듯한 비 전국에 쏟아져


시간 당 100㎜의 폭우가 최대 600㎜ 이상 내릴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기상청은 시간 당 30㎜ 수준의 비를 ‘양동이로 물을 붓는 느낌의 비’라고 설명한다.
김영옥 기자
오는 9~11일 사이 강원 영동 지역은 200~400㎜(많은 곳은 600㎜↑), 부산 울산 경상권 해안과 경북 북동 산지는 300㎜ 이상(지리산 부근은 400㎜↑)의 극심한 호우가 예상된다. 특히 강원 영동은 시간 당 60~80㎜, 곳에 따라 시간 당 100㎜가 넘는 폭풍 수준의 장대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경상권 해안, 경상서부 내륙, 전라 동부, 제주도도 시간 당 40~60㎜의 매우 강한 비가 예상된다.

수도권과 충청권, 전라권, 그밖의 경상권도 8~11일 사이 100~200㎜, 많은 곳은 300㎜ 이상의 강수량이 예상되는 가운데 비의 강도도 시간 당 30㎜로 예상된다.

태풍 카눈이 휩쓸고 간 일본 남서부 오키나와의 모습.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기 전인 8일에도 강원도와 경상권, 제주도 등에 최대 60㎜의 국지성 소나기가 쏟아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태풍 전면에서 유입되는 상대적으로 고온 다습한 공기가 산맥이 많은 지형을 만나 순식간에 강한 비구름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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