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노인위원장 "사진따귀, 명백한 폭력"…잡음만 남긴 혁신위(종합)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사진따귀'에 野 "명백한 폭력"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월 말 변화와 혁신을 모색하기 위해 김은경 혁신위원회를 출범했지만 한 달여 지난 현재, 쇄신은커녕 잡음만 남기고 있다. 그사이 내실 있는 혁신의 '알맹이'는 빠지고, '남은 수명 비례 투표권 부여''시부모 18년 봉양 진실 공방' 등 각종 설화에서 발생하는 '현상'에만 초점이 쏠리는 상황이다. 8일에는 민주당 전국노인위원회가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사진에 대고 따귀를 때린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의 행동을 비판하면서 또다시 혁신위가 자체 이슈보다는 외적인 현상으로 주목을 받게 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전국노인위원회 최락도 위원장은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사려 깊지 못했다"고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그를 비판하며 '사진따귀'를 때린 것은 "명백한 폭력"이라고 질타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김 혁신위원장은 세대 간 분열을 막고, 국민통합으로 민주당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정치 혁신을 이뤄내야 할 중차대한 소명을 띤 분"이라며 "그런 분이 자칫 큰 오해를 살 수 있는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권을 주자’는 취지의 발언은 아무리 청년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표현이었다 해도 사려 깊지 못한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 발언에 상처를 입은 노년 세대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고 피땀 흘려 대한민국을 세계 10위권의 부강한 나라로 도약하는 데 기틀이 된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발언에 분노해 이른바 '사진따귀'를 때린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의 행위 역시 어른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사과하러 찾아간 김 위원장의 면전에서 사진에다 대고 여러 번 뺨을 때린 김 노인회장의 행위 역시 변명할 수 없는 명백한 폭력"이라면서 "그의 언행도 우리 노인들의 존엄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혔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세대로서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사람이 나이만 많이 먹는다고 어른이 아니다. 말과 행동이 어른다워야 어른이라고 대접받고 존경받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 전국노인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작금의 사태에 마음을 다치신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올리며,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께 강력하게 촉구한다. 항복하는 장수의 목을 베지 않는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 좌담회에서 과거 아들과 나눴던 대화 중 일부를 언급하며 "둘째 애가 22살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중학교 때 이런 질문을 했다. 왜 나이 든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는 질문이었다)"며 "자기가 생각할 때는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합리적이지(않으냐)"고 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투표권이 남은 수명에 비례해 부여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히며 노인폄하 논란을 불렀다.
김 위원장은 논란 이후 "저도 곧 60이다.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 3일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사과하러 온 김 위원장에게 보란 듯 사진 뺨을 수차례 내리쳤다. 김 회장은 "1000만 노인을 대표해서 본인 보고 뺨이라도 때려야 분이 풀릴 것 같다"며 "손찌검을 하면 안 되니까 사진이라도 뺨을 한 대 때리겠다. 정신 차려라"라면서 사진을 손으로 때렸다.
김 회장의 이같은 행동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모욕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혁신위원인 이해식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너무나 모욕적인 행위다.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명백한 폭력"이라며 "김 위원장이 간접적인 폭력행위를 당해야 할 만큼 잘못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민형배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분풀이는 '노인'이 아닌 '국민의힘' 타이틀을 달고 하라"며 "본인 분풀이에 왜 다른 어르신들 핑계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난데없는 폭력성, 몹시 불쾌하고 낯부끄럽다"면서 "민주당 흠집 낼 목적으로 너무 티 나게 오버하신 데다 좁디좁은 그릇만 들켰다"고 질타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Z칼럼]한강 작가도 받지 못한 저작권료와 저작권 문제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
- '북한강 시신 유기' 현역 장교는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아시아경제
- "수지 입간판만 봐도 눈물 펑펑"…수지 SNS에 댓글 남긴 여성이 공개한 사연 - 아시아경제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석유는 신의 선물이야"…기후대책 유엔회의서 찬물 끼얹은 사람 - 아시아경제
- 바이크로 수험생 바래다주던 송재림…"화이팅 보낸다" 격려도 - 아시아경제
- '이렇게 많은 돈이' 5만원권 '빽빽'…62만 유튜버에 3000억 뜯겼다 - 아시아경제
- "저거 사람 아냐?"…망망대해서 19시간 버틴 남성 살린 '이것' - 아시아경제
- 올해 지구 온도 1.54도↑…기후재앙 마지노선 뚫렸다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