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이성만'에 '이재명 불출마설'까지…인천, 與에 '기회의 땅' 될까
19대·20대 총선서 '절반 승리' 거뒀던 與
"지역 맞춤형 전략·지원있으면 가능성↑"
윤상현·배준영 등 현역 의원 역할론 주목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의 격전지 중 하나로 인천광역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천에서 강한 지지세를 보였던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흔들리면서 윤관석(남동구을)·이성만(부평구갑) 의원이 삐끗한데다 리더십 위기를 맞은 이재명 대표(계양을)의 총선 불출마 가능성이 겹쳐지면서다. 최근 도시 발전과 함께 인구 구성의 변화가 있었던 만큼 전략만 제대로 세우면 인천에서 보수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최근 정당별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인천·경기 지역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엇갈린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인천·경기에서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1%로 민주당(26%)보다 높게 나왔다.
또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천·경기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 대비 3.8%포인트(p) 상승한 36.2%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같은 기간 4.2%p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인천은 여야의 격전지였으나 21대 총선을 변곡점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됐다. 실제 인천 내 국민의힘 의석은 13곳 중 동·미추홀을(윤상현 의원)과 중·강화·옹진(배준영 의원) 정도이며, 나머지 11곳은 민주당이 잡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하고 있는 민주당 악재들이 인천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면서 지지율이 요동치는 형국이다.
가장 큰 요인은 인천 계양을 터줏대감으로 불렸던 송영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터진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다. 송 전 대표는 인천 계양구에서 5선을 지냈고, 인천시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런 송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살포했단 의혹을 받으면서 민주당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단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당시 돈봉투를 직접 살포했다고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지역구가 인천에 있다는 점도 민주당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4일 검찰이 윤 의원을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돈봉투 의혹이 구체화 돼가고 있는 만큼 여론 악화를 피할 수 없단 분석도 나온다.
또 최근 흔들리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 위기도 인천 내 여론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돈봉투 의혹에 이어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와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등 논란에 이 대표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다수다. 나아가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사법리스크 탈출을 위해서는 이 대표가 불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 같은 민주당의 상황은 국민의힘에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돈봉투 의혹을 받고 있는 윤·이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 대표까지 불출마로 가닥을 잡게 될 경우 국민의힘 입장에선 공석이 될 지역구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교흥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지난 7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취임 1년 간담회에서 "윤관석·이성만의원과 함께 총선을 치를지 여부에 대해선 인천시당이 아닌 중앙당에서 결정을 내리는 사항이다"며 "윤·이 의원 건은 앞으로 재판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1심이라도 결정이 나야 (민주당이 인천에서 두 의원과 함께 총선을 치를지에 대해) 판단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그만큼 민주당의 고심이 크다는 방증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해볼만한' 상황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먼저 인천이 오랜 민주당 텃밭이 아니라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열린 제20대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전신)은 서구갑·부평갑·남구갑·연수을 등 4개 지역구를 석권했다. 무소속으로 당선됐던 안상수 전 의원(중·동·강화·옹진)과 윤상현 의원(남구을)의 복당으로 인천내 지역구는 6곳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이 가져온 지역구가 7석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지난 2012년의 제19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은 12곳의 인천 지역구 중 6곳에서 당선자를 내기도 했다.
인천을 향해 국민의힘이 자신감을 표출하는 이유는 더 있다. 현재 인천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과 배준영 의원의 존재가 그 이유다. 윤 의원은 인천 남구을에서만 4선을 지낸 의원으로 이 가운데 두 번의 선거를 무소속으로 치러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는 만큼 지역구 관리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도 윤 의원은 지역구 활동에 집중하며 국민의힘 지지세를 올리는데 한몫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배 의원도 최근 두 차례 인천 지역 선거전에서 활약하며 지역 사정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인천시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출마시켜 압승을 이끌었다. 실제로 그 결과 유정복 인천시장은 계양구를 제외한 9개 지역에서 박남춘 민주당 후보에게 압승을 거뒀고, 구청장·군수 선거에서도 부평구와 계양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모두 석권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물론 불안 요인도 상존한다. 여전히 민주당을 향한 지지세가 강한 지역인데다, 단순히 당을 보고 투표하지 않는 수도권 유권자들의 특성상 인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인천은 어느 정당의 강세가 강하다고 보기가 어려운 곳"이라며 "지금 인천에 있는 선거구 개편 이슈와 외부 인구 유입 이슈 등을 잘 분석해 각 지역별로 맞는 선거 전략과 중앙당 차원에서의 지원 등이 추가되고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선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천은 수도권 내에서도 강한 애향심과 같은 지역 특성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는 만큼 각당이 얼마나 지역에 맞는 전략을 내놓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지난 지선에서 유정복 시장이 당선되면서 가능성을 본데다 서해 5도 지역은 보수세가 더 강한 만큼 준비 과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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