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지역균형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2023. 8. 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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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모든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즉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치열해지면서 수도권 집중화가 본격화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현 정부는 이전 정부와 차별화되는 지역균형개발 정책을 실행해야 하는데, 그 핵심은 바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역 기업 및 산업 육성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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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모든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그런데도 2000년 이후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최근 5~6년 사이 그 격차는 심화했다. 과연 해결방안은 어디에 있을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급속도로 국제화됐다. 한국 기업들의 경쟁 무대는 글로벌로 확대됐고, 경쟁 방식도 글로벌 경쟁체제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 속 생존 논리로 자금, 수출입 인프라, 인적자원 등에서 유리한 수도권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즉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치열해지면서 수도권 집중화가 본격화된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았던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에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기업들의 요구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이런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방기업의 수도권 이전은 가속화됐다.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임금 격차가 벌어지고, 능력 있는 인재들이 높은 임금을 좇아 수도권으로 몰림으로써,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인재 부족으로 지역산업은 더욱 쇠퇴하게 됐다. 물론 정부는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및 보조금 지원을 통해 이를 개선해보고자 노력했지만, 인재들이 지방으로 거주를 옮기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지방 분산 정책은 그동안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 정부는 최근 지나치게 심화한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국가의 지속 발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잘 인식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현 정부는 이전 정부와 차별화되는 지역균형개발 정책을 실행해야 하는데, 그 핵심은 바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역 기업 및 산업 육성이 돼야 한다.

과거, 지역균형개발 정책은 지역산업개발을 육성하면서 그 수준에 대해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입지를 선택하는 기업의 입장은 분명하다. 현재와 같은 글로벌 경제하에서 어느 지역에 입지하더라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만약 지역에서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지 못하면, 비록 지역에서 창업했다 하더라도, 성장단계에서 한계를 느껴 금방 수도권으로 이전할 것이다.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고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이 종료된 시점에도 중견기업 이상의 기업이 지역에 남아있기 위해서는 결국 해당 지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꼭 대기업이나 재벌그룹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정 분야나 특정 기술, 특히, 지역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분야를 잘 발굴하고 육성할 경우 범위가 좁더라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향후 지방 정책의 지역 산업 육성 목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육성으로 상향조정돼야 한다. 지역의 현실적 수준과 상황을 고려한 목표를 정하는 정도로는 지역 산업의 부활을 기대하긴 어렵다.

장기적으로 지역에서 자체 신사업을 발굴해 스타트업부터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는 시간과 노력도 많이 들고 성공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따라서 지역 기업생태계의 중심이 될 대기업 유치가 필요하다. 현재와 같은 환경하에서 대기업의 지방 이전을 강요하기보다는 대기업의 신규사업 진출 내지 지역기업과의 상생 모델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서비스마케팅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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