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美 ESG 강화 공급망 전반으로 확대중…韓 기업 영향권"

미국이 환경을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제도화를 강화하고 있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8일 코트라는 '미국 ESG 트렌드와 공급망에 주는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의 ESG는 환경(E) 부문을 중심으로 제도화가 강해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범위가 공급망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했다.

과거에 미국의 ESG 활동은 주로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하반기 기후공시 의무화를 확정하면 내년부터 미 상장사 및 관련 기업의 ESG 참여가 의무화된다. 또한 협력사의 활동도 ESG 평가에 포함되면서 기업의 책임 범위가 원자재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전체로 더욱 확대된다.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공급망 전반에서 탄소배출 상황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최근 협력업체에 2024년부터 탄소 배출량 데이터 공유와 탄소 배출 목표를 설정할 것을 요구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협력사의 탄소배출량 측정을 위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포드는 2050년까지 공급망 전반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자체적인 기후 프로그램에 참가할 협력업체 3000개사를 선정했다.

코트라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관련 리스크를 막기 위해 미국 기업들이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을 위한 데이터 공개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협력사에도 같은 내용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환경 부문이 기업의 자율에서 제도화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면, 사회(S) 부문은 기존의 제도화를 바탕으로 시장의 수요가 확대되는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인종·성별 등을 차별하지 않는 기업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과 직원 안전·복지 등 인적자본요소의 관리가 기업 성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 역시 공급망 전반에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박성호 코트라 북미지역본부장은 "ESG가 공급망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들도 영향권에 들 수 있다"며 "우리 기업은 미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새로운 ESG 트렌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