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초전도체, 공중에 붕 뜨지 않기를

2023. 8. 8. 13: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태양은 없다' 희망 없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정재, 정우성 주연의 영화다.

태양의 중심핵에서는 수소의 원자핵과 전자가 초고온 환경에서 분리된 플라즈마(제4의 물질, 전기가 통하는 전도성 기체) 상태로 있다.

여기서 강력한 자기력을 만드는 초전도체 자석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초전도체가 왜 각광을 받는 걸까?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없는 물질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초전도 핵융합 등 인류의 숙원
LK-99, 검증 통과 못했지만
상온물질 구현 노력 계속해야

'태양은 없다' 희망 없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정재, 정우성 주연의 영화다. 영화 제목과 달리 태양은 영원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숨 쉬며 지구에서 살 수 있다. 태양은 질량의 98%가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져 있다. 태양에서는 가벼운 수소가 결합해 핵융합을 일으킨다. 매초 6.2억t의 수소가 6.16억t의 헬륨으로 변환되고 있다. 그 차이인 400만t(0.7%)의 질량이 빛과 열, 곧 에너지로 바뀐다. 태양은 중력이 작용해 대부분의 에너지는 태양에 머무르나 일부는 이탈해 빛의 형태로 지구에 도달한다.

태양의 원리를 닮은 인공태양은 핵융합을 일으켜 에너지를 무한 공급하려는 탄소중립의 끝판왕이다. 태양의 중심핵에서는 수소의 원자핵과 전자가 초고온 환경에서 분리된 플라즈마(제4의 물질, 전기가 통하는 전도성 기체) 상태로 있다. 이를 지구에서 인공태양 프로젝트로 재현해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어 거의 무제한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우리나라의 초전도 핵융합 연구 장치인 KSTAR 프로젝트는 자긍심을 가지게 하는 숙원 사업이다. 이는 토카막으로 불리는 도넛 형태의 핵융합 장치 안에 강력한 자기장을 만드는 초전도 자석을 설치해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플라즈마에 자기장을 걸면 플라즈마가 자기장 주위를 무한정 회전하게 되어 일정한 공간에 갇히게 된다. 여기서 강력한 자기력을 만드는 초전도체 자석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KSTAR의 토카막 초전도 자석은 영하 268.6도의 액체 헬륨 속에서 전기 저항 없이 작동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100% 초전도 자석을 장착한 토카막으로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가 300초(5분)동안 지속하게 하려는 연구자들의 노력을 생각해 본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서 분리된 회사인 커먼 웰스 퓨전 시스템즈도 초전도 자석을 활용하는 소형핵융합 장치 스파크를 개발 중이다. 초전도체가 왜 각광을 받는 걸까?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없는 물질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전도체를 전선으로 사용하면 전력 손실이 생기지 않아 그만큼 전송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지금의 구리전선을 초전도체로 대체할 경우 전선은 20배 이상 가늘어질 수 있다. 같은 굵기의 구리전선으로는 400배 이상의 전류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다. 초전도체는 장치의 소형화, 경량화, 저비용화를 가능하게 하는 마법이다.

아주 적은 전력으로 초고속 처리가 가능하다면 기존에 불가능했던 많은 일들이 가능해질 것이다. 초전도 고자기장 기술은 전력 손실 없이 높은 자기장을 발생시켜 전자기기의 성능을 높이고 무게와 부피는 줄여 첨단 제조업 분야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신약개발과 핵융합, 방사광 가속기, 중이온 가속기, 하이퍼루프, 양자컴퓨터 같은 다양한 미래 산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부가 가치 기술이다.

꿈의 물질로 불리는 상온 초전도체가 개발됐다는 소식에 과학계는 물론이고 주식시장까지 들썩였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최근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물질 ‘LK-99’를 검증한 결과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기존의 낮은 영하와 높은 압력에서만 구현된 초전도체가 상온에서도 구현될 수 있다는 꿈이 헛되지 말기를 바란다. 아울러 묻지마 투자식의 주식 열풍이 지양돼 선의의 피해자가 없어야 할 것이다. 강원도와 광주시, 울산시에 초광역 국가 고자기장 연구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된 바 있다. 고도화된 고자기장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 첨단 특화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가는 그날이 오기를 꿈꾸어 본다.

조원경 UNIST 교수 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