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에 참석자 O/X 표시'…검찰, 돈봉투 수수 의원 증거 확보

박현준, 김철웅 2023. 8. 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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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돈봉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들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모임 참석 여부를 표시한 액셀 파일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사무실 압수수색 등을 통해 2021년 4월 28일 국회 외교통상위 소회의실에서 열린 송 전 대표 지지 의원 모임 명단이 담긴 엑셀 파일을 확보했다.

지난 4일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같은 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엑셀파일에는 민주당 의원들의 이름과 함께 O, X 형태로 참석, 결석이 표시돼있었고, 이 가운데 ‘참석’으로 표시된 의원들이 10명이었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관석 의원의 영장실질심사 때 이 엑셀 파일을 화면에 띄워 윤 의원의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이튿날인 2021년 4월29일 국회 의원회관을 돌며 의원 9명에게 직접 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 9명에 대해서는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에 언급된 인물 위주로 가려냈다고 한다. 실제로 이정근 녹취록에는 윤 의원이 “내가 회관 돌리면서 쭉 만났거든. ○○○ 의원하고 ○○○ 의원 전남 쪽 하고”라며 의원들의 실명을 직접 말하는 대목이 있다. 검찰 관계자는 “돈봉투 수수 의원들을 특정하는 과정에서 녹취록, 관련자 진술, 압수수색 자료 등을 다방면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윤 의원 측에선 검찰의 돈봉투 수수 의원 명단 재구성 방식을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모임에 참석하겠다고 표시한 것과 실제 참석 여부는 다르고, 또 참석 자체로 돈봉투를 받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윤 의원을 거듭 소환하며 돈봉투 수수 의원에 대한 진술을 끌어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윤 의원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된 이성만 의원의 경우, 시간적 여유를 두고 부를 예정이다.

박현준·김철웅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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