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갚다가 휘청"…美 아파트, 금융시장 다음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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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아파트가 상업용 부동산에 이어 금융시장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5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다가구 아파트의 담보대출 규모가 1조달러에 육박하는데, 금리가 급격하게 뛰면서 이를 갚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쌓인 미국의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조달러로, 이는 같은 기간 집계된 사무실 부동산 대출잔액의 2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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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부동산 대출 잔액 2배
고금리에 이자 부담 가중
임대료 싸져 수익성 줄어
최근 미국 아파트가 상업용 부동산에 이어 금융시장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5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다가구 아파트의 담보대출 규모가 1조달러에 육박하는데, 금리가 급격하게 뛰면서 이를 갚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부동산 정보업체 트레프(Trepp)를 인용해 올해부터 2027년 사이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채가 9807억달러(1281조7749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쌓인 미국의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조달러로, 이는 같은 기간 집계된 사무실 부동산 대출잔액의 2배 규모다.
대출이 연체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WSJ은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텍사스주의 휴스턴에서 아파트를 소유한 개인 또는 법인이 아파트 수천 채의 담보대출을 갚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아파트의 경우 보통 한명의 개인 또는 법인이 전체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형태가 많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투자운용사인 미국의 블랙스톤은 "현재 맨해튼 지역에 있는 11채의 아파트가 압류와 매각을 담당하는 특별 서비스 업체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의 연체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고금리가 있다. 그간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는 임대료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고 투자 위험도 적어 알짜배기 투자용 건물로 인식돼왔다. 더욱이 코로나19 이후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으로 임대료를 더 올릴 수 있게 되면서 아파트의 가치는 급격히 상승했다. 미국의 임대 건물 관련 웹사이트인 아파트 리스트 따르면 2021년부터 1년간 미국의 임대료는 25%가 올랐다. 이에 부동산 투자자들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 앞다퉈 아파트 매수에 돌입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문제는 투자자 대다수가 수익성만 보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미국 아파트 소유주들은 건물 가치의 80% 이상까지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아파트 담보대출의 경우 고정금리로 장기 담보대출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팬데믹 기간 공격적인 투자에 다선 이들 대다수가 변동금리로 단기 대출을 받아 아파트값을 충당했다. 코로나19로 임대료가 뛰면서 대출 원리금을 상쇄할만한 수익을 빠르게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팬데믹이 끝나고 인플레이션이 잡히면서 치솟았던 임대료는 안정세를 되찾았다. 고금리로 대출 연체를 우려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아파트 시세도 하락세를 걷고있는 상황이다. WSJ은 "아파트는 사무실 건물과 달리 공실률이 낮다"며 "그러나 아파트의 주요 문제는 낮은 임대료와 급격히 오른 금리다. 너무 많은 사람이 임대료로 수익을 빠르게 낼 것이라 기대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빚을 떠안았다"고 지적했다.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섰던 민간 부동산 업체들은 휘청이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투자회사인 타이즈 에쿼티의 설립자 라이언 안드레이드는 채무불이행을 피하기 위해 대출 기관과 협력에 나섰다. 샌프란시스코의 베리타스 투자회사는 1년간 부동산 자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아파트 95채의 담보대출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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