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황희찬-황의조, 새 도약 노리는 프리미어리거 3인방

박시인 2023. 8. 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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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 코리안리거 미리보기①]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박시인 기자]

 EPL 100호 골 넣고 기뻐하는 손흥민(가운데).
ⓒ AP=연합뉴스
 
한국 대표팀의 주축 공격 3인방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는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다. 

이 가운데 손흥민과 황희찬은 지난해 12월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합작하며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모든 힘을 쏟아낸 탓일까.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손흥민은 안와골절과 탈장의 고통을 참은 채 다사다난한 1년을 보냈으며, 황희찬 역시 잔부상에 시달리며 결장하는 횟수가 많았다. 절치부심했던 2022-23시즌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가오는 2023-24시즌에서는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황의조(노팅엄)는 프리미어리그에 첫 발을 내디딜 채비를 마쳤다. 30대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프리미어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과감한 도전을 선택, 시즌 개막에 맞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손흥민, 신임 감독 전술 적응 여부 변수

손흥민은 지난 2021-22시즌 아시아 최초로 전무후무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이라는 역사를 창조했다. 하지만 1년 만에 골수가 대폭 줄어들었다. 시즌 초반 8경기 무득점에 이어 지난해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불과 3주 앞둔 시점에서 안와골절상으로 쓰러진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월드컵에 출전하는 투혼을 선보인 그는 이후에도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며 부진을 이어갔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탈장까지 겹치며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최종 성적표는 리그 10골 6도움. 손흥민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기록이지만 두 자릿수 득점으로 시즌을 마감한 것은 희망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

지난 시즌 리그 8위로 마감하며 최악의 성적을 거둔 토트넘은 올 여름 호주 출신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하면서 팀 컬러를 대폭 바꿨다. 수비적인 색채를 버리고,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스타일에 최대한 녹아드는 것이 관건이다.

다만, 최근 프리시즌 경기에서 드러난 손흥민의 역할은 페널티 박스 지역에 근접하기보단 왼쪽 터치라인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늘어난 점은 우려스럽다.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과 새로 영입한 제임스 메디슨에게 중앙 공격을 맡는 반면 손흥민으로하여금 상대 풀백과의 일대일 싸움에 이은 크로스로 지원하는 역할에 치중된 탓이다. 이러다보니 이번 프리시즌에서 손흥민의 골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물론, 시즌을 치를수록 전술적 수정이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으며, 박스 근처에서 양발 슈팅이 뛰어난 손흥민은 혼자의 힘으로 골을 만들어내는데 누구보다 탁월하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황희찬, 어느 해보다 중요한 부상 관리
 
 울버햄프턴 황희찬
ⓒ 로이터/연합뉴스
 
황희찬은 2021-22시즌 리그 30경기 5골 1도움을 기록,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가운데 데뷔 시즌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30경기 가운데 20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는 등 팀내 입지는 탄탄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과는 달리 지난 2022-23시즌은 순탄치 못했다. 선수 커리어 내내 황희찬의 앞길을 막은 잦은 부상이 이번에도 문제였다. 뿐만 아니라 감독 교체 등으로 인해 출전 시간이 대폭 감소했다.

최악의 전반기를 보낸 황희찬은 후반기 들어서며 서서히 부활의 날갯짓을 폈다.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스페인 출신의 훌렌 로페테기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얻으며, 꾸준하게 기회를 부여받자 27라운드 뉴캐슬전에서 리그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에버턴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3골 1도움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로페테기 감독 체제 아래 새 시즌을 준비한 황희찬은 지난 5일 렌과의 마지막 프리시즌 경기에서 골맛을 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울버햄튼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후벵 네베스, 네이선 콜린스, 코너 코디, 아다마 트라오레, 라울 히메네스, 디에고 코스타 등 주전급들이 다수 팀을 떠났다. 이에 반해 영입은 톰 킹, 맷 도허티 정도가 전부다.

공격진들의 경쟁자들이 팀을 떠난 것은 황희찬에게 호재지만 영국 현지 언론에서는 로페테기 감독의 사임 가능성을 보도하고 나섰다. 만약 로페테기 감독이 물러나면 황희찬은 다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한다. 프리미어리그 3년차를 맞은 황희찬이 최고의 한 해를 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전 선택한 황의조, 프리미어리그 데뷔꿈 이룰까

황의조는 2019년 프랑스 보르도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뛰어들었다. 반 박자 빠른 슈팅과 골 결정력으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터뜨리는 등 주가를 올렸다. 마침내 지난해 여름 자신의 꿈인 프리미어리그 노팅엄으로 이적했지만, 곧바로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임대행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러나 황의조는 부진 끝에 무득점에 머물렀고,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실망감을 남겼다. 임대 계약 종료 후 K리그1 FC서울로 단기 임대를 떠나며, 의지를 불태운 그는 18경기 4골 2도움으로 폼을 끌어올렸다.

황의조는 포기하지 않았다. 1992년생 30대 초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원 소속팀 노팅엄으로 복귀하며 다시 한 번 경쟁을 선언한 것이다. 황의조는 지난달 15일 프리시즌 첫 경기 노츠 카운티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노팅엄의 스티브 쿠퍼 감독은 황의조를 경기에 꾸준히 출전시키며, 신임을 보였다. 그런데 정작 마지막 프리시즌 경기인 프랑크푸르트전에서 황의조를 출장시키지 않았다.

여전히 황의조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크리스 우드, 나이지리아 국적의 아워니이가 최전방에서 버티고 있는데다 좌우 측면에는 젊고 주력이 빠른 모건 깁스 화이트, 브래넌 존슨가 주요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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