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수능란 공 배합으로 4이닝 노히트 행진…류현진, 타구 타박상에 울었다

차승윤 2023. 8. 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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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8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전에서 4이닝 노히트를 기록했으나 타구를 무릎에 맞고 마운드를 떠났다. 사진=게티이미지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이어가던 중 불의의 부상을 입고 마운드를 떠났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노히트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투구로 시즌 평균자책점은 4.00까지 낮췄다.
 
흠잡을 곳 없는 완벽투였다. 상대적으로 강타선은 아니라 해도 4이닝 동안 단 한 개의 피안타도 내주지 않고 클리블랜드를 철저하게 묶었다.

8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전에서 호투한 토론토 류현진. AFP=연합뉴스


갑자기 최전성기 구위가 살아난 것도 아니었다. 이날 직구 최고 시속 90.7마일, 평균 88.8마일을 기록했다. 구속은 느려도 상대 의표를 찔러 직구 비중이 높았다. 총 52구 중 직구 26구(50%)를 던졌고, 주 무기 체인지업(11구)은 1회 구사하지 않다가 2회부터 선택적으로 사용해 클리블랜드 타선의 노림수를 피했다. 대신 커브(10구)가 1회부터 4회까지 꾸준히 결정구 역할을 해냈다. 지난 경기 다소 아쉬웠던 커터(컷패스트볼)는 5구로 비중이 높지 않았다.

1회는 직구와 커브에 집중한 공 배합이 돋보였다. 주 무기 체인지업과 커터를 노렸을 상대 타선의 노림수를 정확하게 피해갔다. 선두 타자 스티븐 콴에게 직구 2개로 1루 땅볼을 유도했고, 후속 타자 안드레스 지메네스에겐 높은존 직구 2개와 커브 1개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바깥쪽 떨어지는 커브로 유격수 땅볼을 끌어냈다. 다음은 클리블랜드 타선의 최고 에이스 호세 라미레즈. 쉽지 않은 상대였으나 투수 직선타로 마쳤다. 집요한 바깥쪽 6구 승부의 결과였고, 직구와 커브로 풀카운트를 만든 후 커터로 의표를 찔러 만든 결과물이기도 했다.

8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전에서 투구 중인 류현진. AFP=연합뉴스


2회부터는 체인지업을 꺼내들었다. 선두 타자 오스카 곤잘레스 타석 4구째 체인지업이 처음이었다. 곤잘레스를 직선타 처리한 류현진은 콜 칼훈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후 가브리엘 아리아스에게는 아예 체인지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초구 바깥쪽 먼 직구를 보여줬고, 이후 체인지업만 3구 연속 던진 끝에 예리하게 떨어지는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었다. 박찬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코리안 빅리거 900탈삼진으로 남은 순간이기도 했다.
 
3회에도 완벽투 행진이 이어졌다. 첫 타자 브라이언 로치오 상대로는 직구가 결정구가 됐다. 바깥쪽 체인지업이 제구가 되니 몸쪽을 찌르는 전매특허 직구가 빛을 발했다. 이어 마일스 스트로를 상대로는 반대로 초구 직구를 몸쪽 낮은 코너에 찌른 후 커브를 던져 뜬공을 이끌었다.

커브로 시작한 4회 역시 준수했다. 류현진과 두 번째 만난 상위 타선을 상대로 리드오프 콴에게 다시 2루 땅볼을 이끌었다. 지메네스 상대로도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지만, 2구 스트라이크존 낮은 곳에 꽂히는 커브가 볼 판정을 받아 타석이 꼬였다. 이후 2구를 모두 스트라이크로 꽂았으나 끝내 볼넷을 허용, 이날 첫 출루를 내줬다. 주자를 내보내고 중심 타자 라미레스와 다시 만났지만, 이번에도 우익수 직선타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이 8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전에서 4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후 타구에 맞은 오른쪽 무릎 통증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류현진이 8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전에서 4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후 타구에 맞은 오른쪽 무릎 통증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호투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부상 우려를 안게 됐다. 안타는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으나 4회 맞은 타구가 문제였다. 류현진은 4회 말 2사 1루 상황에서 클리블랜드 오스카 곤잘레스를 상대했다. 곤잘레스는 류현진이 던진 초구 보더라인 체인지업을 공략했고, 장타성 타구는 아니었으나 투수 류현진의 무릎을 직격했다.

류현진은 자신을 맞고 튄 타구를 곧바로 쫓아 포구한 후 1루로 송구, 4이닝을 닫았다. 수비는 성공했으나 투수 본인에게 타격이 컸다. 처리 후 류현진은 곧바로 쓰러져 고통스러워했다. 존 슈나이더 감독과 의료진이 마운드에 올라 상태를 확인했지만, 류현진은 찡그린 표정을 풀지 못하며 어렵다는 뜻을 전했고, 슈나이더 감독의 부축을 받고 마운드를 떠났다. 결국 토론토 마운드는 5회부터 류현진 대신 제이 잭슨이 이어 받으며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은 오른쪽 무릎 타박상으로 오늘 경기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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