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의사·복서 둘 다 본캐…1~2년 안에 세계 챔프 되고 싶다”

김희웅 2023. 8. 8. 06: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서려경 교수
스트레스 풀기 위해 복싱 시작
프로 데뷔 3년 만에 챔피언 벨트
“복싱으로 인정받을 때 더 기뻐”
‘강펀치’ 앞세워 세계 제패 꿈꿔
챔피언 등극 후 기뻐하는 서려경 교수(오른쪽)와 손정수 관장.(사진=서려경 교수 인스타그램)
학창 시절 늘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소녀가 훗날 의사가 됐고, 20대 후반에 취미로 시작한 복싱에서는 왕좌에 올랐다.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서려경 교수(31·천안비트손정오복싱클럽)의 이야기다. 

서려경 교수는 지난달 열린 ‘KBM 3대 한국 타이틀매치’에 출전해 임찬미를 8라운드 38초 만에 TKO로 꺾고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2020년 프로 데뷔 후 딱 3년 만에 ‘최고의 주먹’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통산 전적은 7전 6승(4KO) 1무.

현직 의사에 ‘복싱 챔피언’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추가되면서 그는 큰 화제가 됐다. 커뮤니티 등 이 소식을 접한 이들은 ‘문무를 모두 겸비했다’며 서려경 교수의 자취에 경탄했다. 미디어의 관심도 적잖다. 서 교수는 최근 방송, 인터뷰 요청 등으로 여느 때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서려경 교수는 최근 본지를 통해 “연락이 많이 오는 것 외에 (일상이) 바뀐 건 없다”며 “준비를 정말 열심히 해서 뿌듯한 게 크다. (챔피언 등극은) 그동안 오랜 시간 계속 고생한 것을 보상받은 느낌이다. 이전에는 그냥 의사나 하라며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챔피언이 되고 나니 (지인들이) 대단하다고 칭찬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일하는 서려경 교수.(사진=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학창 시절 심심찮게 공부 1등을 한 그는 꾸준히 최상위권을 유지해 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근성’이 지금의 서려경 교수를 만들었다고 한다. 다만 특정 분야에서 정점에 오르려면 ‘재능의 비중이 크다’는 세인의 주장에 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두 분야 정점을 찍은 서려경 교수는 “(공부는) 어느 정도 재능이 받쳐주지 않으면 최상위권은 갈 수 없다고 본다. 노력도 중요한데 재능이 없으면 안 되는 것 같다. 의대 와서 정말 똑똑한 친구들을 많이 봤다. 나는 그냥 똑똑한 편인데, 공부를 엄청 열심히 했다”며 “운동도 아주 재능 없는 사람은 (최고가 되기) 힘들지 않은가. (다만) 운동은 공부보다 노력이 더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능이) 공부만큼 중요하진 않은 것 같다”는 답을 내놨다. 
2019년 복싱에 입문해 1년 뒤 프로에 데뷔한 서려경 교수.(사진=서려경 교수 제공)

유년 시절부터 운동신경이 돋보였던 서려경 교수는 의사가 된 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동료의 권유가 있었다고 한다. “소아청소년과는 아이들만 보는 게 아니라 보호자를 상대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 그는 2019년 복싱 입문 시절부터 선수 제의를 받을 만치 ‘잘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한다. 

비교적 늦은 29세의 나이였던 2020년, 프로의 길에 들어선 서려경 교수는 의사라는 강도 높은 일을 하면서 단 3년 만에 왕좌를 차지했다. 복싱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탓인지 ‘챔피언’ 타이틀에 더욱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친구들이 ‘교수 챔피언’이라고 부른다. 교수 된 지도 오래되지 않았지만, 사실 복싱으로 인정받을 때가 조금 더 기분이 좋다. 최근 복싱에 들인 노력이 너무 컸다”며 “본캐(본래의 캐릭터) 부캐(두 번째 캐릭터)라고들 하는데, 내게는 (의사와 복서) 둘 다 본캐다. 챔피언이 돼도 주변 사람들은 내가 의사라는 이유로 프로 복서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난 프로에 데뷔한 순간부터 복서가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했다”고 말했다. 
서려경 교수(왼쪽)와 손정수 관장.(사진=서려경 교수 인스타그램)

타고난 힘이 좋은 서려경 교수의 주 무기는 ‘강펀치’다. 장점인 펀치력을 앞세워 세계 제패를 꿈꾼다. 그는 “여기까지 했으니 세계 타이틀까지 도전해 보고 싶다. 지금처럼 관장님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만 하면 될 것 같다. (프로 생활을) 2년 이상 하기는 힘들 것 같다. 1~2년 안에는 무조건 세계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희웅 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