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체 흐려지는 노인성 백내장… 초미세먼지 장기 노출 탓일 수도
대기오염이 심한 편인 중국에서는 노인성 백내장의 4분의 1이 초미세먼지 오염에 장기간 노출된 탓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백내장은 눈의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게 되는 질환으로 눈동자의 속이 희게 보이므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중국 지난 대학 의과대학 공중보건예방의학과 연구팀은 백내장 발병과 초미세먼지 오염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을 최근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에 발표했다.
3년 추적했더니 8.5%가 백내장
모델링을 통해 각 참가자 거주지의 초미세먼지 오염도를 1년 단위로 산정하고, 백내장 발병 여부를 설문으로 파악했다.
3년 추적 조사 결과, 조사 참가자 중에 8.5%인 1897명이 백내장 환자로 분류됐다.
전체 추적 기간 참가자들이 노출된 초미세먼지 평균 오염도는 ㎥당 50.32㎍(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의 초미세먼지 오염도의 2배 이상이다.
연구팀은 일반 인구 기여 위험분율(population attributable fraction, PAF)이라는 통계 분석을 통해 노인성 백내장 발병의 24.6%가 초미세먼지 오염 탓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 가운데 저연령 그룹(50~65세)에서는 백내장 발병의 58.8%가 초미세먼지 탓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65세 이상의 경우는 이번 조사 이전에 이미 백내장이 발생하고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조사 기간 백내장 발병이 줄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요리 연기 속 미세먼지 '조심'
연구팀은 여성에서 백내장 발병률이 높은 것과 관련해 실내에서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 속의 초미세먼지가 백내장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흡연과 간접흡연으로 인한 초미세먼지 노출도 백내장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초미세먼지는 활성 산소를 체내에서 발생시키고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는데, 장기간의 산화 스트레스로 손상된 수정체 단백질이 쌓이게 되고, 결국 백내장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글루타싸이온과 아스코르브산 등 수정체 항산화제는 활성 산소로부터 수정체 단백질을 보호하는데, 초미세먼지는 반응을 통해 이들 항산화제를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 개선이 질병 부담 줄여
다른 대기오염 물질의 영향은 분석하지 않았다.
또, 참가자가 스스로 보고한 내용을 기반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백내장 발병 정보에 편향이 생길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중년·노년층이 대기 중 초미세먼지 오염에 장기가 노출되면 노인성 백내장 위험 이 증가할 수 있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공한다"면서 "대기 질 개선이 백내장 질환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인성 백내장은 상당한 질병이자 사회적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에서 백내장으로 인한 실명이 전체 실명자의 33.92%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백내장 발병에는 초미세먼지 외에도 유전적 요인이나 고혈압·당뇨병 같은 질병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자외선 노출 또한 백내장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초미세먼지는 백내장 외에도 녹내장과 노인성 황반변성 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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