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연·박지현·김은경까지…두들겨 맞은 野 구원투수 수난사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남은 혁신안 발표를 서둘러 마무리 짓는 쪽으로 방침을 굳혔지만, 당내에선 ‘혁신위 즉각 해체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혁신위는 김은경 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이어 가정사 관련 폭로 글까지 올라오자 당초 계획보다 활동 종료 시한을 앞당기기로 했다. 다만 8일로 예정된 기자간담회는 10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혁신위 관계자는 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원이 대의원 당연직을 맡는 문제, 대의원제의 대의기구 역할 재정립 등과 관련한 대의원제 개선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공천 룰 혁신안도 조기 발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명계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7일 SNS에 글을 올려 “혁신위는 남에게 혁신을 요구하기 전에 본인들부터 이 지경에 이른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민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위가) 당에 해악을 여기저기 끼치고 있으니까 빨리 종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경 혁신위가 출범 50여일 만에 흔들리면서, 당내에서는 최근 민주당 외부 영입 위원장의 수난 사례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직전 혁신위원장에 임명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은 과거 ‘천안함 자폭’ 발언 등이 논란을 빚자 9시간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후 민주당은 김은경 위원장 다주택부터 과거 발언까지 비교적 꼼꼼히 검증했지만, 김 위원장 스스로 ‘노인 폄하’ 논란을 초래했다. 여기에 사과 과정에서 “남편 사별 후 시부모를 18년간 모셨다”는 발언에 시누이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면서, 진실공방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가족사가 논란이 되자, 당내에선 지난 대선 당시 조동연 전 공동선대위원장 사례도 회자된다.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였던 조 전 위원장은 2021년 12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1호 영입 인재’로 발탁돼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혼외자 출산 등의 논란이 커지자 사흘 만에 자진 사퇴했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대통령실이 장관 후보자 검증하듯 당이 할 수 있겠느냐”며 “앞으로 어떤 발언을 할 거라는 것까지 예측하기는 더욱 어렵고 사생활을 따져 묻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민주당 초선을 ‘학력이 저하된 코로나 세대 학생들’에 비유했다가 항의를 받고 사과했다. 이 장면은 지난해 3월 민주당이 대선 패배를 수습하기 위해 영입한 1996년생 박지현 당시 공동비대위원장 경우와 오버랩된다. 당시 박 전 위원장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운동권 출신 주류 세력을 겨냥한 ‘586그룹 용퇴론’을 주장했다가 당내 반발에 이틀 만에 사과했다.
한 중진 의원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기존 정치인의 문법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과도한 강박증이 필요 이상의 갈등을 낳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위기 때마다 외부 인사를 영입해 쇄신을 꾀하는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신함을 앞세워 영입한 외부 인사가 번번이 갈등을 키우는 리스크로 작동했기 때문이다. 과거 당 혁신위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 의원은 “혁신위 활동의 경우 내용이 중요하지 외부에서 온 사람 ‘한 명’이 중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외부인사를 영입할 경우 그분들이 신뢰할만한 기존 정치권 인사를 자문역처럼 두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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