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일론 머스크의 ‘X’…뉴스 메이킹과 홍보
최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X’라는 이름으로 바꾼 것을 두고 브랜드 전문가들은 큰 실수라고 입을 모은다. 구글이 모기업 이름을 알파벳으로, 페이스북이 메타로 이름을 바꿔도 익숙한 서비스 브랜드는 그대로 두는 게 정석인데, 브랜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인이 전 세계인이 알고 있는 브랜드를 버리는 어설픈 짓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인플루언서인 머스크는 X를 쉽게 홍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듯하다. 어떤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까. 자신이 평소에 즐겨 사용하는 ‘뉴스 메이킹’이다. 머스크는 큰 영향력을 가진 세계 최고의 부자이기 때문에 언론은 그의 말과 행동을 보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이를 잘 이용하면 광고비 한 푼 내지 않고 자기 브랜드를 세계 언론에 도배할 수 있다.
새로운 브랜드를 발표한 직후, 트위터는 샌프란시스코 본사 간판을 교체하는 작업을 허가 없이 진행하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건물 외벽에 공사할 때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대기업이 모를 리 없겠지만, 공사를 강행하고 제지당하는 장면이 뉴스가 되는 과정에서 X라는 브랜드가 기사에 노출되는 것을 노린 듯하다. 그뿐 아니라 건물 옥상에 거대한 X 조명 간판을 세우고 밤새 번쩍거리게 했다. 결국 철거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트위터 브랜드가 X로 바뀌었다는 홍보전에선 성공했다.
계산된 언행으로 뉴스를 만들고 기사로 자기를 알리는 방법은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대선 때 사용해서 논란이 되었다. 여기에 뜻하지 않게 ‘동원’된 언론사들은 선거 후 보도 원칙을 재검토하겠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뉴스 메이킹 홍보는 아무런 문제 없이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뉴 미디어 시대에 언론이 풀어야 할 난제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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