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항·학교에 잇따른 협박, 재발 않도록 강력 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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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김포·김해 공항 등 5곳 흉기 난동 예고 글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한 근본 대책도 마련해야
잇따른 무차별 흉기 살인으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진 가운데 공항과 지하철역·학교를 대상으로 한 테러 협박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사람들을 트럭으로 치고 흉기로 찌르겠다는 협박 글이 지난 4일 올라온 데 이어 어제 0시18분쯤엔 김해공항에서 같은 예고가 떴다. 모두 어제 신상이 공개된 서현역 흉기 난동범 최원종(22)씨의 범행을 연상시키는 내용이다. 김포·제주·대구 공항을 대상으로 협박이 이어지면서 경찰이 공항 다섯 곳에 긴급 출동했다.
울산에선 한 초등학교에 찾아가 칼부림하겠다는 글이 떠 해당 학교와 병설 유치원이 휴교했다. 이 같은 살인 예고 글이 어제 오전 기준 187건에 이른다. 경찰이 59명을 붙잡았고, 이 중 3명을 구속했다. 그중 절반 이상(57.6%)이 청소년이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도 여러 명이다. 울산의 초등학교 칼부림 글을 올린 용의자 역시 초등학생이었다.
인터넷 협박 글은 경찰력 소모도 심각하지만 무엇보다 글을 올린 당사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사법당국은 협박죄보다 중한 살인예비죄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살인예비죄가 인정되면 징역 10년의 중형 선고가 가능하다. 실제로 경북경찰청은 모바일 메신저 채팅방에 특정인 살해를 예고한 30대를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반복된 난동에 예민해진 시민들의 오인 신고도 많다. 그제 오후엔 서울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 테러를 우려한 승객들이 차량 밖으로 뛰쳐나가는 과정에서 7명이 다쳤다. K팝 공연 영상을 보던 승객이 소리치는 바람에 벌어진 사고라니 시민 불안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이처럼 실제 살인 음모와 장난, 오해가 뒤섞인 극도의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모방범죄를 억제하고 안정을 되찾으려면 사법당국의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 이 와중에 흉기 난동 발생 시 경찰이 용의자를 강제 진압하기 어렵다는 일선 경찰관의 글까지 퍼져 불안을 더한다. 과잉 대응으로 몰려 민·형사상 책임을 질 뿐이라는 주장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어제 경찰이 흉악범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물리력을 행사할 경우 정당방위 등 처벌 대상이 되지 않도록 검토하라고 지시한 만큼 경찰은 적극적으로 시민 안전을 지켜내야 한다.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 최원종씨는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을 받았고, 대전에서 고등학교 교사를 흉기로 찌른 20대 남성은 조현병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었다. 4년 전 경남 진주에서 주민 5명을 살해한 안인득 사건을 거치고도 나아진 게 없다.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자를 법원 등의 결정을 거쳐 입원시키는 사법입원제 도입 등도 거론된다. 13일 간격으로 참극이 벌어져 불안이 증폭된 만큼 결코 반짝 관심으로 끝난 4년 전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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