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속 각 잡힌 그 건물, 단골 촬영지 경남대 본관이었어?
넷플릭스 드라마 ‘D.P.(디피)’ 시즌2 첫 화는 비 내리는 저녁 ‘국군 본부’를 비추면서 시작한다. 권위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건물이다. 지상 4층·지하 1층 규모(연면적 1280㎡)로 자로 잰 듯 ‘각’ 잡힌 직사각형 모양이다. 외벽은 서늘한 느낌을 주는 화강암이다. 입구에는 높이 6.85m·지름 0.7m의 거대한 원형 기둥 6개가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다. 33개의 계단을 등장인물이 걸어 오를 때면 위압감마저 들게 하는 공간이다.
지난달 28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디피’ 시즌2가 인기다. 덩달아 디피 촬영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국군 본부 촬영지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군대 부조리를 다루는 이 드라마에서 진실을 감추고 조작하는 군 수뇌부를 상징하는 주 무대여서다. 이곳 촬영지는 경남 창원의 4년제 사립대 ‘경남대학교 본관’이다. 디피 시즌2 제작진은 “시나리오상 마치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군 최고 기관에 어울리는 이미지가 필요했다”며 “경남대 본관 건물을 보자, 외관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이 적합해 선택했다”고 말했다.
7일 경남대 등에 따르면 디피 제작진은 지난해 6월과 9·10월 2차례 걸쳐 열흘 동안 경남대 본관에서 촬영했다. 드라마에는 본관 1층 로비와 지하 1층이 자주 나온다. 극 중 군 수뇌부 핵심인 국군 본부 법무실장 구자운(지진희) 준장 모습 뒤로 ‘대한강군’이란 글이 붙어 있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 본관 1층 로비다. 그의 부하 군 수사관 오민우(정석용) 준위가 탈영한 안준호(정해인)를 잡으려고 ‘군무 체포 이탈조(디피)’를 출동시키는 장면도 여기서 촬영했다.
오 준위가 박범구(김성균) 중사를 데려와 취조하던 수사관실은 본관 지하 1층 공실이다. 임지섭(손석구) 대위가 취조 받던 박 중사를 찾아와 믹스커피를 마시던 곳은 본관 뒤쪽 대운동장 관람석이다. 한때 군 수뇌부 측이었던 서은(김지현) 중령이 무장 탈영병 김루리(문상훈) 일병에 대한 “선제타격”을 언급한 기자회견 촬영 장소는 본관 4층 대회의실이다.
전문가는 경남대 본관이 디피 국군 본부 촬영지로 선정된 배경에 건축 양식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태 경남대 건축학부 교수는 “(본관은) 권위를 나타내는 고전적인 서구 양식을 잘 재현한 건축물”이라며 “고대 그리스 신전처럼 입구에 이르기까지 높은 계단과 큰 기둥 그리고 좌우가 완벽하게 대칭을 이루는 구조 등이 권위와 위압감을 잘 나타낸다”고 했다. 이어 “화강암을 써 외관상 안전하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데, 이런 면이 외부의 침입을 가로막는 군 시설 이미지와도 어울린다”고 했다.
이런 탓에 경남대 본관은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배우 이정재가 직접 출연하고 메가폰을 잡은 영화 ‘헌트(2022년 8월 개봉)’와 정우성·황정민·주지훈·곽도원이 주연을 맡은 영화 ‘아수라(2016년 9월 개봉)’가 대표적이다. 두 영화 모두 등장인물 간 권력 암투를 다루고 있다. 경남대 관계자는 “영화 아수라의 경우 본관 입구 왼쪽에 ‘촬영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다른 작품도 저작권·초상권 부분이 해결되는 대로 준비할 계획이다”고 했다.
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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