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표류’ 광주 어등산 개발 재개, 호남 첫 복합몰 들어서나
“이번에야말로 장기간 표류해온 어등산 개발 사업을 반드시 매듭짓겠습니다.”
지난 3일 오전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 말이다. 그는 “지난 18년간 어등산은 수익성 부족 때문에 관광단지의 면모를 갖추지 못했다”며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자를 제3자 공모 방식으로 공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는 지난해 12월 신세계 프라퍼티가 복합쇼핑몰을 짓겠다는 사업계획을 내놓으면서 이뤄졌다. 1조3000억원을 들여 어등산 일대에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스타필드)’를 짓는 게 골자다. 강 시장은 “신세계 측의 최초 제안에 대한 제3자의 참여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제3자 공모’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말했다. 공고 기간은 오는 10월 13일까지 70일간이다.
어등산 개발은 45년간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사용됐던 부지를 관광단지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2005년부터 41만7500㎡(약 12만6000평) 규모의 유원지를 짓는 사업을 추진했으나 18년간 제자리걸음을 했다. 사업자인 삼능건설(2006년), 금광기업(2009년), 모아건설(2010년), 호반건설(2018년), 서진건설(2022년) 등이 잇따라 손을 뗐기 때문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광주를 비롯한 호남권역에 첫 복합쇼핑몰이 들어설지 관심을 끌고 있다. 광주 복합쇼핑몰 조성 문제는 지난해 대선을 전후로 뜨거운 이슈로 부각됐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광주시는 오는 10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올해 안으로 사업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사업이 순항할 경우 2025년 말이면 복합쇼핑몰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신세계 프라퍼티 측은 지난해 12월 호남권 최초의 스타필드 건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쇼핑과 문화·레저·엔터테인먼트·휴양 등을 한곳에 모은 체류형 복합쇼핑몰을 만드는 게 골자다. 주요 시설은 300개 이상의 브랜드 매장과 도심형 워터파크, 스포츠시설 등이다.
광주시는 이날 “특혜성 시비를 없애면서도 사업의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최초 사업 제안자인 신세계 프라퍼티에 대해 가점을 부여하지 않고, 투자 기업 참여 확대를 위해 ‘제3자 공모’를 택한 게 대표적이다.
어등산 내 상가 시설지구 면적과 협약이행보증금 등을 재산정한 점도 눈에 띈다. 당초 신세계 프라퍼티는 상가면적 14만3000㎡(약 4만3000평)를 제안했으나 광주시는 11만6000㎡(약 3만5000평) 이하로 줄였다. 반면 사업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협약이행보증금은 높였다. 앞서 신세계 프라퍼티는 토지비(856억원)의 10%를 협약이행보증금으로 제안했으나 광주시는 총사업비(1조3000억원)의 10%로 정했다.
광주시는 이날 공모를 통해 270실 이상 숙박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휴양·문화시설 등은 18만㎡(약 5만4400평) 이상 조성하도록 했다. 또 휴양·문화시설에는 수족관·수영장·산림휴양시설·미술관·박물관 등 관광단지의 면모를 갖추도록 했다.
김준영 광주시 신활력추진본부장은 “사업자가 협약을 이행하지 않거나 관광단지 필수시설이 준공되지 않을 경우 사용승인과 토지소유권 이전을 제한하는 안전장치를 추가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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