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은경 ‘노인 폄하’ 논란에 “신중치 못한 발언 유감”

정용환 2023. 8. 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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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휴가 복귀 첫날인 7일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유감을 표명하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의 가족사·도덕성 논란이 계속되면서 “혁신위 스스로 간판을 내리라”는 공개 해체 주장까지 나온 상황에서다. 혁신위는 이 와중에 대의원제 축소 등 혁신안을 8일 발표하려다가 10일로 연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김 위원장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분들이 계신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대표 책임론에 대한 입장이 있나” “위원장 경질은 안 하나” 등 후속 질문에는 말을 아낀 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만 반복했다.

이 대표의 휴가 기간 정치권 최대 논란은 김 위원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여명(餘命·남은 수명)에 비례해서 투표해야 한다”는 본인 자녀의 중학생 시절 발언을 소개하면서 “되게 합리적이고 맞는 말”이라고 동조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 위원장은 사과를 거부하다가 나흘 만에 대한노인회를 찾아 고개를 숙였는데, 이 과정에서 “남편과 사별 후 시부모님을 18년간 모셨다”고 말한 게 다시 논란을 불렀다. 김 위원장의 시누이는 지난 5일 온라인에 글을 올려 “김 위원장은 남편(오빠)이 살아 있을 때를 포함해 단 한 차례도 시부모를 모시고 산 적 없다”“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김 위원장의 장남은 “거짓 주장과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한 상태다.

당내에선 혁신위 해체론에 더해 김 위원장을 임명한 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 나왔다. 비명계 윤영찬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지금의 혁신위는 이미 도덕적인 명분과 신뢰를 상실했다”며 “이 지경에 이른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라디오에선 “혁신위를 만들자고 주장하고 실행에 옮긴 분이 이재명 대표고, 인선도 이 대표가 다 했다”며 “이 대표가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친명계 정성호 의원은 같은 날 라디오에서 “혁신위는 이미 당 지도부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움직여 왔다”며 이 대표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 19명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데 대해선 “검찰은 증거로 말하는 게 좋다”며 “엄정하게 신속하게 조사해서 진실을 규명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들이 다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 (당은)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아침부터 대여(對與) 공세를 펼쳤다. 오전 7시 트위터에 양평 고속도로 관련 의혹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건 대체…”라고 적었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 문건에 윤석열 대통령 처가 소유 땅과 변경안 종점 간 거리 측정 결과가 들어 있다는 기사였다. 이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6월 7일 유튜브채널 더탐사 의혹 제기 후 실무자가 포털사이트 지도로 개략 거리를 파악한 자료”란 보도정정자료를 공유하며 “대체 왜? 국토부를 대변해 줘서 감사하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어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6일) 태국 스카우트 지도자의 여성 샤워실 침입에 새만금에서 조기 퇴영한 전북지역 스카우트 대원들을 향해 “최악의 국민배신 망동”이라고 비판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분은 이런 게 (성범죄) 2차 가해인 줄도 모르실 것”이라고 썼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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