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얼음 녹자…중·러 vs 미 함대 ‘알래스카 대치’
기후변화로 주목받는 북극에서 자원 개발과 항로 개척 등을 두고 중국·러시아와 미국 간 군사적 긴장이 감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주 11척 규모의 중·러 연합함대가 알류샨 열도를 따라 알래스카 인근 해역에서 항행한 것을 확인했다고 6일(현지시간) 전했다. 미 해군은 이지스 구축함 4척을 급파하고, 해상초계기 P-8 포세이돈과 정찰기를 띄웠다. 중·러 연합함대는 미 영해에 진입하지 않고 물러났다. 전문가들은 “미 영토 가까이 출현한 외국 함대 규모 중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중·러는 통상적 훈련이라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도 최근 몇 달 동안 폭격기를 투입해 북극 상공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북극의 얼음 면적이 급속히 줄면서 하절기에 새로운 바닷길이 열리자 중·러의 북극권 군사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9월에도 7척의 중·러 연합함대가 알류샨 열도 주변에서 훈련을 벌였다.
북극권은 러시아와 미국이 마주 보는 전략적인 요충지다. 특히 러시아는 북극 천연자원 개발과 수출에 적극적이다. 러시아 민영 최대 에너지기업인 노바텍은 중국 국영 기업들을 끌어들여 북극권 야말반도와 기단반도에서 2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미군은 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에 100대 이상의 F-35 및 F-22 스텔스 전투기를 배치하고 북극해 주변에서 핵 추진 잠수함도 은밀히 운용하고 있다. 또 그린란드에 있는 미 최북단 공군기지인 툴레 기지에는 중·러의 군사적인 동태를 감시할 수 있는 레이더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30척 이상의 쇄빙선을 확보한 반면, 미국은 북극해에 투입할 수 있는 쇄빙선이 1척뿐이어서 북극해 활용 능력에서 차이가 크다. 박용한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북극권으로 확장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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