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새 수장으로 류진 풍산 회장 추대…“글로벌 네트워크 탁월” 평가

최은경, 고석현 2023. 8. 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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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7일 류진 풍산 회장을 새 회장으로 추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류진(65) 풍산 회장을 새 수장으로 추대하는 안을 공식화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전경련은 이 안건을 오는 22일 임시총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7일 전경련은 차기 회장으로 류 회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임시총회에서는 단체명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바꾸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통합하는 안건도 논의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지난 5월 기관명 변경과 조직 통합 건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전경련 측은 “류진 회장은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험과 지식·네트워크가 탁월해 새롭게 태어날 한국경제인협회가 글로벌 싱크탱크이자 글로벌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해줄 적임자”라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22일 임시총회에서 ‘한경협’으로 새 출발


류 회장은 전경련과 인연이 깊다. 2001년부터 20여 년 동안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한 그는 여러 차례 회장직 제안을 받았지만, 오랜 기간 고사하다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회장단은 지난 3일 회의에서 추대안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류 회장은 2021년 2월 부회장직을 내려놨다 지난 2월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 추대 당시 신임 부회장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현재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이사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류 회장은 대한민국 재계를 대표하는 엘리트다.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다트머스대 경영학 석사(MBA)과정을 수료했다. 1982년 풍산금속에 입사해 2000년 선친인 고(故) 류찬우 풍산 창업자의 뒤를 이어 회장에 올랐다. 미국 정·재계 인맥이 넓어 ‘미국통’으로 꼽힌다.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플리트 상’을 받았다. 특히 선대 회장 때부터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와 인연을 이어왔다. 풍산은 순동 생산과 방위산업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최근에는 ‘K-방산’ 수출 증대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박경민 기자

임시총회에서 추대안이 가결되면 류 회장은 총회 당일부터 한경협 회장직을 맡는다. 임기는 2년이다. 류 회장이 선임되면 김 회장직무대행의 임기는 종료된다. 김 회장직무대행이 향후 전경련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상근고문으로 혁신안 실행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대 그룹 재가입 여부에도 ‘이목’


기관명 변경 건이 총회에서 의결되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받아 확정된다. 총회에서는 이밖에 윤리경영위원회 신설에 대한 논의도 있을 예정이다. 전경련은 혁신안 발표 당시 윤리경영위를 설치해 회장과 사무국의 독단적 결정을 막겠다고 강조했었다.

류 회장 추대가 결정되면서 4대 그룹의 재가입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삼성(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SK(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현대차(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 LG(㈜LG·LG전자) 등 4대 그룹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로 2016~2017년 전경련에서 탈퇴했지만, 산하 기관인 한경연의 회원사 자격은 유지하고 있다.

이번 임시총회에서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이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4대 그룹은 재가입 여부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삼성의 경우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준법감시위원회의 의견이 주요하게 반영될 전망이다.

조직 정상화, 이미지 쇄신, 4대 그룹 재가입 외에도 류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윤리위 구성과 한일·한미 가교 역할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한때 땅에 떨어졌던 조직의 위상도 끌어올려야 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류진 회장은 대외관계가 활발하다는 장점이 있어 미국과 일본 등 통상 관계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며 “아직은 전경련의 쇄신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이 있어 주요 회원사·회장단과 잘 협의해 다른 경제단체와 다른 나름의 특화한 혁신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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