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2분기 ‘깜짝 실적’ KT…‘김영섭호’, 경영 효율 기대감에 주가↑

김경미 2023. 8. 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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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뉴스1

KT가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본업인 통신업과 금융·부동산·디지털전환(DX) 등 비통신 사업에서 나란히 성과를 거둔 것. 지난 4일 차기 대표이사(CEO) 최종 후보로 ‘재무통’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선정된 가운데 예상 밖 호실적까지 겹치자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무슨 일이야


KT는 2분기 매출(연결기준) 6조5475억원, 영업이익 5765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영업이익은 25.5% 늘었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B2C(기업·개인 간 거래)와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 균형적으로 성장하고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성장성을 증명했다”며 “신임 CEO 후보자가 확정된 만큼 하반기에는 안정적인 경영 체제 속에서 실적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직전 분기만 해도 KT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감소해(전년 대비 22.4% 감소) CEO 부재의 위기감이 커졌다. 하지만 2분기 예상 밖 호실적이 나오자 차기 CEO 선임을 앞두고 경영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KT는 전 거래일보다 4.07% 오른 3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정근영 디자이너


2분기 성적표, 뜯어보니


① B2C·B2B, 균형 성장: 개인 소비자 대상 유무선·플랫폼 사업과 기업 대상 통신·플랫폼 사업이 동반 성장한 게 주목할 만한 성과다. 5G(5세대) 통신 가입자는 928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68%까지 늘며 전통적인 텔코(Telco) 비즈니스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B2C 플랫폼 중 인터넷(IP)TV 사업은 주문형 비디오(VOD)·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결합 요금제와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가 늘며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CC(폐쇄회로)TV용 전용 회선 등 기업 인터넷 수요가 늘고 인공지능 콜센터((AICC) 사업 등의 수주가 늘며 B2B 사업도 견조하게 성장했다.

② 디지코 효과: 금융·부동산·콘텐트·디지털전환(DX) 등 핵심 포트폴리오 성적도 고른 편이다. 구현모 전 대표의 디지코(DIGICO,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BC카드는 신사업 성장으로 매출이 전년대비 5.9% 늘었으며 인터넷은행 K뱅크도 2021년 2분기부터 아홉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서울 5개 호텔을 운영하는 KT에스테이트는 엔데믹 후 해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성공했고, KT클라우드는 출범 1년 만에 6000억 투자를 유치했다. 다만 KT스튜디오지니와 skyTV 등 콘텐트 자회사 매출은 전년 대비 5.8% 줄었다. KT 측은 불경기로 광고·커머스 시장이 침체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섭호 KT’의 전략은


다가올 3분기 실적 발표에는 차기 CEO의 경영 전략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통신업계에서는 김 후보자의 CEO 선임을 전제로 KT의 하반기 행보를 전망하고 있다.

① ‘빅배스’로 새출발 하나: 김 후보자가 차기 CEO로 선임되면 임직원 인사와 사업구조 재편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빅배스(big bath)’가 시작될 전망. 빅배스란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해 위험요인을 일시에 제거하는 회계 처리를 뜻한다. 기존 부실을 모두 털어낸 후엔 본격적인 ‘김영섭호 KT’의 색깔을 드러낼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LG CNS 시절 클라우드 전환, 스마트 팩토리·스마트 시티 사업에 무게를 실어왔다. KT의 AI·클라우드 사업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② 정부와의 교감은: KT가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을 겪은 이유 중 하나로 정부·여당·국민연금 등과의 소통 부족이 꼽힌다. 이 때문에 김 전 후보가 정부와 원활히 교감할 수 있을지가 관건.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 의지를 보이며 통신 3사는 5G 요금제 중간 요금제를 추가 출시한 데 이어 최저 구간 요금 신설의 압박도 받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알뜰폰 업계와 점유율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차기 KT CEO에겐 경영 실적과 더불어 정무적 감각까지 발휘해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다”고 평가했다.


앞으로는


현재 김 후보는 이달 30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까지 신중한 행보 유지하고 있다. 최종 CEO 후보로 선정된 이후 별도의 소감문을 내지 않고 조용히 업무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EO 선임 주총 의결 기준이 기존 ‘참여 주식의 50% 찬성’에서 ‘60% 이상’으로 높아진 만큼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김영진 KT CFO는 이날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김 후보자가 통신 사업 고도화를 통해 KT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김 후보자의 비전과 경영 전략을 시장과 공유하는 자리를 별도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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