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덕연구소] 90년대 오락실의 왕! 세상을 놀래킨 미친 세가의 3D 게임들!
(해당 기사는 지난 2021년 7월 21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90년대 전세계 오락실 게임의 왕! 세가의 화려했던 3D 게임 전성기 시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90년대, 세가는 아케이드의 제왕이었다!]
조기자 : 안녕하세요 교수님~ 오늘은 또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주제가 나왔습니다. 제가 세가를 사랑하게된 이유 중 하나죠. 세상을 선도하던 세가의 3D 게임들!
그 엄청난 도전 정신, 그리고 그에 대비해 콘솔에서는 만년 2등을 했던 그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었던 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꿀딴지곰 : 일단 가정용은 모르겠지만 90년대 아케이드 게임센터를 기준이라면 세가가 제왕이었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겠죠. 특히 세가의 진면목은 모델 기판을 통해서 드러났는데요, 오늘 그 세가의 모델 기판 관련해서 전세계에서 둘 째 가라면 서러울 만한 전문가분을 모셨습니다. 바로 '왕드럼' 님이십니다.
조기자 : 오우 왕드럼님 어서오세요~ 저도 10여년 전에 왕드럼님으로부터 '버추어파이터' 기판을 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모델 기판에 입문했던 기억이 있네요.
왕드럼 : 안녕하세요 조기자님, 꿀딴지곰님, 왕드럼입니다. 오늘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조기자 : 흐흐 미리 말씀드렸지만 저희가 오늘 90년대 전성기 시절의 세가가 만들어낸 모델 기판 베이스의 게임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시대를 앞서간 엄청난 게임들, 왕드럼님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왕드럼 : 네에~ 제가 아는 위주로 최대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을 놀라게 했던 세가의 3D머신, 모델 기판]
꿀딴지곰 : 왕드럼님! 가끔 카페에서 포스팅해주시는 걸 저도 대단히 감탄하면서 봤었는데요, 꽤 오래전부터 모델 기판을 수집하신 거죠?
왕드럼 : 네 그렇죠.
꿀딴지곰 : 어떻게 보관하고 계시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왕드럼 : 저라고 뭐 뾰족한 방법이 있나요. 잘 포개서 옆으로 두는 것이죠. 그리고 여러 개 있는 기판은 별도로 포장해서 넣어놓는 식입니다.
조기자 : 이야~ 멋집니다. 이 게임들이 다 모델 기판인 거군요~ 여기는 창고인가요? 굉장히 깔끔한데요?
왕드럼 : 창고가 아니라 제 방 구석입니다. 흐. 제습기도 놓고 이런 식으로 안전하게 기판을 보관중입니다. 불현듯 생각이 날때 바로 연결할 수 있는 세팅이구요, 또 아시다시피 세가의 모델 기판이 생각보다 특수 기기가 많아서, 그때 그때 즐길 수 있도록 조작 기기를 만들어놓는 편입니다.
왕드럼 : 이러한 조작 컨트롤러로 바로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너무 즐겁죠. 그러면 모델1 게임과 모델2 게임 위주로 오늘 설명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기자 :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 버추어 파이터 -
왕드럼 : 3D 격투 게임의 바이블격의 게임인 '버추어 파이터'입니다. 제 인생 최고의 게임이기도 하구요.모델시리즈 기판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 이것저것 콜렉션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많이 모았고 제일 좋아하는 버파1을 우선 소개해봅니다.
집에서 즐기다보니 설치하고 정리하는일이 만만치 않아 자주 플레이 하진 못하지만 아직도 가끔 꺼내서 전원을 키면 국딩 때 처음 이 게임을 접했을 때 처럼 두근거립니다
조기자 :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대전격투 게임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버추어 파이터'는 아케이드 판에 참 감성이 묻어나죠. 폴리곤의 견고함이 다릅니다.
왕드럼 : 폴리곤의 견고함이 다르다! 멋진 얘기에요 정말. 여담이지만, 이 버추어 파이터를 PC 케이스에 넣은 적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소개를 해드릴께요.
- 버추어 레이싱 -
왕드럼 : 버추어 레이싱. 처음 시장에 나왔을때 세상을 놀라게 했던 레이싱 게임이죠. 이전의 레이싱 게임들은 2D로 만들어져서 3D 시점 변환이라는 개념이 없었죠.
그런데 버추어 레이싱은 버튼을 눌러서 시점 변환이 표현되면서 레이싱 게임에도 엄청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당연히 아주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얻었구요.
게다가 버추어 레이싱은 모델1으로 별도의 3D 효과가 없이 폴리곤으로 개발되었으나, 드리프트라든가 가속 기능 등 박진감 넘치는 세가의 레이싱 게임 감각을 이때부터 이미 탑재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세가가 아케이드 게임 시장에 끼친 영향이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버추어 레이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기자 :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당시 세가의 선진 3D 기술은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왕드럼 : 제가 게임기판 전기밥도 줄겸 한 번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보시면 메가드라이브 버전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박진감 넘치는 영상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스타워즈 아케이드 -
왕드럼 : HOLY GRAILS 라고 표현할 정도로 엄청나게 레어한 모델 기판용 스타워즈 게임입니다. 국내에서는 도저히 구할 수 없었고, 2005년에 미국에 거주하는 분을 수소문하여 스타워즈 캐비넷을 구입할 수 있었죠.
당시 판매자분은 미국에 수입된 총 12개 중에 하나의 기판이라고 소개를 하더군요. 모델2가 한창 판매되던 94년도에 나온 게임이라 더이상 모델1을 생산하지 않아서 아주 소량만 만들어졌다고 하더라구요.
조기자 : 국내에서는 찾을 수가 없고, 미국에서도 12대 밖에 없던 모델 기판 게임인가요?
왕드럼 : 위 사진에 있는 캐비넷을 통째로 구입한 후 기판과 컨트롤러 부만 따로 배송을 받았죠. 덕분에 2004년 당시 배송비만 50만 원 이상 들었습니다. 그런데 배송받고 집에서 실행해보니 너무 감동적이더라구요. 전기밥 준다고 가끔 이 기판을 켜면 그때의 감동이 되살아나는 느낌입니다.
스타워즈 스쿼드론도 구입해서 거의 영화와 흡사한 그래픽에 VR로도 즐길 수 있지만, 저는 아직도 모델1으로 X-WING을 조종하는 게 더 재미있습니다.
왕드럼 : 관련 유튜브 영상을 올려보았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클릭해보세요
- 모델1 VR 게임 SEGA NETMERC - 프로토타입
왕드럼 : 사실 이 게임은 세가 팬 분들께도 매우 생소해할만한 게임입니다. 무료 VR 게임이고, 모델1으로 만들어진 마지막 게임이기도 하죠. 95년도에 이미 VR 게임을 만들었다니.. 세가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제가 모든 모델1 게임을 구했는데, 이 게임은 94년도 AOU 쇼에 출품되어 소개가 됐고 그 후 세가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어뮤즈월드 몇 군데에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조기자 : 허허. 정말 레어하겠네요.
왕드럼 : 정보도 너무 없고, 아직 제대로 된 플레이 영상도 없는 희귀한 기판인데, 95년도면 특히나 모델2를 지나 모델3가 만들어지던 시기라서 모델1 기판은 더이상 생산이 중단되어있던 때거든요...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SEGA AM3와 영국 회사인 VIRTUALITY라는 회사의 프로그래머 2 명이 합작해서 개발했다고 하고, 머리에 HMD를 쓰고 건블레이드와 비슷한 진동 기관총을 쏘는 형태로 개발되었습니다.
왕드럼 : 유독 이 게임을 구하지 못했는데, 제 아케이드 게임 인생에 숙원 같았던 게임이었거든요. 그래픽도 정말 조악하고 게임 플레이도 지금 기준에서 보면 너무나 단순하지만 그래픽 라이브러리도 없는 시절에 어셈블리어로 3D엔진부터 프로그래밍해서 만들었던 프로그래밍의 선구자 같은 분들의 작업물들을 보면 정말 존경심이 생깁니다.
사실 이 게임 구동이 정말 힘들었는데, 별도의 조작 체계를 만들어서 역추적해서 몇 년에 걸쳐 겨우 플레이를 구현하게 되었습니다. 전세계의 마메 개발자들도 제 영상을 보고 연락을 따로 주셨을 정도입니다.
- 버추어 파이터 2 -
왕드럼 : 버파 최고의 전성기였다고 뽑을 수 있는 버파2입니다. 모델2 A-CRX 버전으로만 출시되었습니다. 오리지널, A, B, 2.1 이렇게 4가지 리비전이 있습니다. 처음 이 게임을 보았을때 '텍스처 매핑 + 60프레임 + 배경의 3D화'의 쓰리콤보 충격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조기자 : 제 인생 게임이기도 하죠.
왕드럼 : 사실 이 게임이 출시 되었을 때 기판 가격이 천 만원이나 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설마 그렇게까지 비쌌을까 했는데 거의 맞는 얘기더군요.
왕드럼 : 그래도 오락실 입장에서 버파2로 수입이 꽤나 괜찮았다는 말을 들었었습니다. 초기 몇 달은 줄서서 플레이했었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그런 인기는 한국도 마찬가지였구요.
조기자 : 그렇습니다.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였죠. 스피디하면서도 박력 넘치는 게임성이 한국인들에게도 아주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왕드럼 : 듀랄로 플레이하는 영상을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듀랄을 고르는 법은 아시죠? down, up, right, left+A 입니다.
- 데이토나 USA -
왕드럼 : 모델2 보드가 개발된 후 세가가 내놓은 첫 작품이 바로 데이토나 USA 입니다. 오락실에서 처음 봤을때 60프레임의 부드러움을 처음 느껴봐서 신기해했던 게임이죠.
버추어 레이싱이 업계를 놀라게 했다면, 데이토나 USA는 업계 표준을 올려놨을 정도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기자 : 저도 예전에 강남역 원더파크에 데이토나 USA 8대가 놓여져 있는 걸 플레이하면서 이제 세상이 바뀌었구나.. 라고 느꼈었습니다. 그때 충격이 대단했고.. 이후에도 지금까지 데이토나 USA에 각별한 애정이 있지요.
왕드럼 : 사실 모델1과 똑같이 I/O 보드와 사운드 보드가 별도로 존재해서 설치하고 정리하는데 손이 많이 가는 기판입니다만 귀차니즘을 이겨낸 후 설치해서 즐기면 지금도 너무 재미있는 게임이죠.
조기자 : 다행인 것은 '버추어 파이터 2'와 '데이토나 USA'는 기판이 아니고도 PS3로 다운로드받아서 웬만큼 기존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죠. 궁금하신 분들은 왕드럼님의 플레이를 보시면서 추억을 곱씹어보세요.
- 세가 랠리 챔피온 십 -
왕드럼 : 데이토나 USA와 함께 모델2를 대표하는 레이싱 쌍두마차 '세가랠리' 입니다.
AM3에서 개발을 했고, 처음엔 모델1으로 개발을 시작했다가 개발 도중 모델2가 출시되어서 프로젝트를 다 엎고 다시 모델2로 개발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오락실에서 접해본 적은 없고 세가새턴으로 처음 플레이해보고 얼음판을 미끄러지듯이 휙휙 드리프트가 되는 핸들링에 적응을 못해서 힘들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조기자 : 그 진흙을 느끼는 감각이 나름 매력적인데.. 이 부분에 대한 적응이 좀 어려우셨던 것이군요.
왕드럼 : 그렇죠. 그래도 충분히 매력적인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만에 영상을 찍기 위해 플레이를 해보는데 역시나 드리프트가 너무 어렵네요. 1초 남기고 겨우 피니쉬 했습니다.
- 세가 MANX TT -
왕드럼 : AM3와 AM4가 합작해서 만든 행온의 후속작 격인 오토바이 체감형 게임 MANX TT 입니다. '맨 섬 TT 레이스'를 모티브로 제작되었으며 게임 내 코스의 뛰어난 재현도로 인해 맨 섭 정부 관광협회에서 세가 측에게 보증서를 증정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조기자 : 이 게임이 등장할때까지 저는 매번 차만 운전했지 오토바이를 타본 적이 없었는데요, 이 게임을 해보니 확실히 오토바이와 자동차는 동선이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이 게임만의 특별한 맛이 있어서 오락실에서 제법 애용했던 게임 중 하나네요.
왕드럼: 대형 오락실에서 친구와 함께 즐기면 은근히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게임이기도 하죠. 저는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잘 못했었습니다.
조기자 : 사실 그 시절에 오토바이 레이싱은 망스TT 거의 독점 아니었나 싶습니다.
- 다이나마이트 캅 -
왕드럼 : 세가새턴의 호환 기판이었던 ST-V로 발매된 '다이하드 아케이드'의 후속작이죠. AM1 연구소에서 개발했습니다.
모델2 A, B, C 버전으로, 세가지 기판으로 발매된 유일한 게임이죠. 그래서 현역 시절에 일부 기판은 버추어 파이터 2로 개조가 되기도 했었죠.
오랜만에 플레이 해보니 전에 몰랐던 여러가지 콤보가 존재하더군요. 콤보를 익히면 훨씬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더라구요.
조기자 : 그렇습니다. 사실 지난 '다이하드 아케이드'와 마찬가지로 상당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습니다.2D 밸트 스크롤 액션 게임의 바이블이 '파이널 파이트'라면 3D 밸트 스크롤 액션 게임의 바이블은 이 '다이나마이트 캅' 시리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버추어 캅 2 -
왕드럼 : 버추어 캅이 94년에 발매되고 1년 만에 나온 후속작입니다. 모델2 A-CRX로 발매되었죠.
전작이 30 프레임이었던 것에 반해 60프레임으로 두배나 향상되어서 굉장히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내용적으로도 엄청 박진감 넘치게 바뀌었는데요, 버추어 캅1은 주인공이 걸어다니는 상황에서 게임 플레이가 진행되던 것에 비해서 2탄에서는 경찰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도중에 총격 액션이 진행되는 등 굉장히 다이나믹한 상황을 연출하려고 한 흔적이 보입니다.
왕드럼 : 게임 구동에 특이점이 또 하나 있는데요, 메인 보드 이외에 건 컨트롤러 전용 I/O 보드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이 보드가 없으면 아예 부팅 자체가 안되죠.
왕드럼 : 업소용 건콘을 구해서 사용해도 되지만, 홈케이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새턴용 건콘을 모델 기판 용으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죠. 집에서도 이렇게 즐길 수 있다니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왕드럼 : 플레이 영상도 찍어봤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 Virtual ON : 사이버 트루퍼스 -
왕드럼 : AM3에서 개발하고 95년에 모델2 B-CRX로 발매된 게임입니다. 히트작을 한동안 만들어내지 못한 AM3 연구소가 세가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여서 칼을 갈고 만든 게임으로, 예상과 다르게 발매 후 크게 히트하게 됩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대시를 하거나 점프를 해서 공중전을 할 수 있는 등 다이나믹한 움직임으로 시원시원한 게임성을 보여줍니다.
조기자 : 저도 참 좋아하는 게임이죠. 이후 이러한 로봇 PVP 방식의 대전은 일본 아케이드 게임 센터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건담 등을 테마로 한 전투 대전 게임이 히트를 했으니까요.
왕드럼 : 트윈스틱이라는 독특한 컨트롤러를 이용해서 조작하는 게임이라 처음엔 적응이 좀 필요하지만 익숙해지면 컨트롤 자체에서도 큰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조기자 : 일본에서의 인기는 위협적이었죠. 제가 동경게임쇼 취재를 가서 일본 오락실에 갔는데, 여고생 두 명이 실제 우주전쟁을 벌이듯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것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습니다. 넘사벽이더라구요. 그리고 로봇 기체 등에 세가새턴이 위잉~ 하고 돌아가는 것도 일품이죠.
왕드럼 : 과거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플레이하셨던 분들은 아래 영상으로 추억을 떠올려보시죠.
- 파이팅 바이퍼즈 -
왕드럼 : AM2에서 버파2(94년)와 버파3(96년) 사이에 만들어서 95년에 출시한 대전 격투 게임, 파이팅 바이퍼즈 입니다. 이 게임의 디렉터인 Hiroshi Kataoka씨는 후에 버파3 제작에 참여하고 버파3에는 프로듀서로 참여하게 되죠.
Hiroshi의 영향으로 파이팅 바이퍼즈의 벽콤보, 잡기 성공시 다이나믹한 시점 변화, 순간 무적 판정 기술 등이 버파 쪽에 스며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버파 스타일의 3D 대전격투 게임인데, 갑옷을 입고 싸운다는 점과 4면에 벽이 존재한다는 게 특징이죠. 캐릭터들도 개성넘치고, 서부나 공항 활주로 같이 독특한 배경 디자인도 마음에 듭니다.
왕드럼 : 버파와는 다르게 타격감이 오버스럽게 표현되어서 맞은 캐릭터가 뒤에 벽까지 날아간다던지 피니쉬 시에 벽이 무너지도록 날아가는 등 시원시원한 맛으로 플레이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조기자 : 산맨이 너무 강하다는 점 빼면 저도 이 시원시원한 맛을 참 좋아했죠. 공중 낙법 시스템도 특이했구요.
왕드럼 : 이 게임의 캐릭터와 버파 캐릭터의 대전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조합의 '파이터즈 메가믹스'가 세가새턴으로 발매되기도 했는데, 접대용 게임으로는 최고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 버추어 스트라이커 -
왕드럼 : 버추어 스트라이커는 95년 AM2에서 만든 최초의 풀3D 축구 게임입니다. 이 게임으로 모델2 B-CRX 보드는 첫 3D 축구 게임이 발매된 기판으로 기록되게 되죠. 프로듀서는 애프터버너와 아웃런 제작에 참여한 베테랑 프로그래머 Satoshi Mifune 입니다.
당연하게도 그 당시 레퍼런스가 될 3D 축구 게임이 없었기 때문에, 축구 선수들의 모든 동작과 공과의 상호작용, 포메이션의 유기적임 움직임 등을 모두 처음부터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왕드럼 : 그리고 그당시 AM2 팀은 파이팅 바이퍼즈, 소닉 더 파이터즈, 버추어 캅2, 버파3를 동시에 개발중이었고, 심지어 새턴판 버파2 팀이 개발에 난항을 겪어서 AM2에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라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들을 동시에 진행하는 도중에 이런 축구 게임까지 개발한 걸 보면 정말 압도적인 개발 속도를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조기자 : 맞습니다. 속도 뿐만 아니라 작품성들도 대단할 걸 보면 AM2는 당시 정말 외계인 집단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라는 생각이 드네요.
왕드럼 : 물론 이 게임이 현세대기의 축구 게임들과는 비교될 수 없는 수준의 어설픈 모션과 공과의 상호작용을 보여주지만 시원시원하게 태클하는 맛으로 종종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팀 셀렉트 화면에서 알파벳 S.E.G.A로 시작하는 나라들 4곳에서 스타트 버튼을 한 번 씩 눌러주면 Team SEGA가 등장하는 비기가 있습니다.
- 건블레이드 NY -
왕드럼 : AM3에서 95년도에 제작한 게임으로, 모터로 강력한 진동이 일어나는 머신건 컨트롤러로 플레이하는 건슈팅 게임입니다.
일반 건슈팅이 수광 센서로 들어오는 타이밍을 역추적하여 CRT의 X,Y 좌표를 추적하는 것과 달리 이 게임의 총은 머신건이 붙어있는 지지대 쪽에 가변저항 2개가 있어서 X, Y 축을 추적하는 형태의 컨트롤 방식을 사용합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뉴욕이 배경이고, 로봇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한다는 컨셉으로, 타임스퀘어나 허드슨 브릿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맨하튼의 시가지가 표현되어 있는 걸 보는 게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죠.
왕드럼 : 요 앞에 모델1 게임에서 설명드린, 'SEGA NETMERC'라는 게임이 바로 이 건블레이드의 원조격 게임이죠. 비행체를 타고 시가지를 날아다니면서 머신건을 쏘고 로봇으로 된 적들을 물리친다는 컨셉이 완전 동일하죠. AM3 연구소에서 이 컨셉을 꼭 한 번 완성시켜 보자! 라고 생각했던 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꿀딴지곰 : 휴, 조기자님 오늘은 이정도로 해보실까요?
조기자 : 와 지금 보니 꽤 많은 게임을 소개했네요. 다시금 느끼지만, 90년대 중반의 세가 아케이드 개발팀은 정말 미쳤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대작 게임들을 많이 만들어냈네요. 이 당시에 나온 게임들은 역대 최강이라고 할 정도로 완성도와 퀄리티 면에서 장난 아닙니다.
특히 3D 부분에 있어서는 각 영역에서 전체 게임업계 전체를 선도했다고 할만큼 대단했네요... 오늘 왕드럼님 설명으로 더욱 세가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 것 같습니다. 하하. 왕드럼님 오늘 너무 감사드립니다.
왕드럼 : 하핫. 이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조기자님처럼 세가팬과 얘기하면 동질감 같은 걸 많이 느끼니까요. 오늘 너무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꿀딴지곰 : 사실 시간이 좀 더 있으면 래일 체이스 2나 라스트 브롱크스, 제로 건너, 모터레이드, 데저트 탱크, 소닉 파이터즈 같은 게임들도 소개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다소 아쉽군요.
다음에 또 여유가 되면 모델2인데 소개 못한 나머지 게임과 모델3 게임 특집을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오늘 왕드럼님도, 조기자님도 수고많으셨습니다. 다음주에 봬요~
조기자 : 네에 교수님. 고생하셨습니다~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시대를 선도한 세가의 3D 게임들’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
사용자 중심의 게임 저널 - 게임동아 (ga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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