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이 된 ‘멜로 장인’…정해인 “‘D.P’는 변곡점같은 작품, 남성 팬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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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거면 누가 감당해야 합니까."
'D.P' 시리즈에서 안준호를 연기한 배우 정해인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작품을 봐주셔서 감사하다. 징병제가 있는 나라에선 시청자들의 공감이, 그렇지 않은 국가에선 호기심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작품을 보여주고 질문을 던진 것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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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베테랑2’서 새로운 빌런 선보여
“어쩔 수 없는 거면 누가 감당해야 합니까.”
넷플릭스 시리즈 ‘D.P’에서 육군 103사단 헌병대 탈영병 체포조(D.P.) 안준호는 주인공이자 관찰자로서 끈질기게 질문을 던진다. 군부대 내 부조리는 계속되고, 현실은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D.P’ 시리즈에서 안준호를 연기한 배우 정해인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작품을 봐주셔서 감사하다. 징병제가 있는 나라에선 시청자들의 공감이, 그렇지 않은 국가에선 호기심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작품을 보여주고 질문을 던진 것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시즌1에서 탈영병 체포조 한호열(구교환)과 안준호의 케미스트리는 묵직하면서도 유쾌한 재미를 줬다. 시즌2는 버디물로서 가지고 있던 가벼움을 덜어내고 주인공들이 한층 어두운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정해인은 “시즌1에서 겪은 일들과 그에 따른 감정을 시즌2 촬영 첫날 고스란히 가지고 가야 했다. 조석봉(조현철) 일병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 이후 호열과 준호가 이전처럼 왁자지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면서 “시즌1이 김루리(문상훈) 일병이 총기난사를 하면서 끝나기 때문에 시즌2에선 더 깊은 이야기, 구조적인 이야기를 해야 했다”고 돌이켰다.
정해인은 2008년 입대해 2010년 전역했다. 10여 년이 지난 후 다시 일병으로 돌아간 셈이다. 그는 “연기하면서 훈련소에 있을 때, 이등병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부조리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내가 당하면서 무서웠기에 고참이 되면 절대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고, 아무도 괴롭히지 않았다는 점은 자신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남성들이 군 생활을 경험한 탓에 드라마는 화제의 중심이 되고 풍부한 해석을 낳았다. 정해인은 “드라마의 배경이 2014~2015년이라 이전 세대가 경험한 군대와는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 요즘의 군대도 무언가 바뀐 모습일 것”이라며 “그럼에도 감히 말씀드리자면 갇힌 공간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적응하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도 예전에도 군대는 어렵고 낯설고 힘든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D.P’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유발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건 결국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는 이야기인데 그 공감이 좋은 의미의 공감은 아니지 않느냐.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봄밤’(2019) 등 짙은 감성의 멜로를 만들어 온 안판석 PD의 작품으로 스타덤에 오른 정해인은 이번 작품으로 이전과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내년 공개될 류승완 감독 영화 ‘베테랑2’에선 새로운 빌런 역을 맡았다.
그는 “‘D.P’는 내게 변곡점같은 작품이다. ‘내가 이런 것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을 넣어준 작품”이라며 “군대라는 소재 덕분에 남성 팬들이 많이 생겼다. ‘D.P’를 보고 팬이 돼 팬미팅에 온 남자분들이 꽤 있었고 심지어 혼자 오신 분들도 있었다. 멜로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여전히 ‘정해인표 멜로’는 유효하다. 정해인은 “의도적으로 장르물을 선택했다기보다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며 “멜로를 다시 할 때가 된 것 같다. 밝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정해인은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그는 “연기를 쉬지 않고 오래 하시는 선배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정신과 체력 관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며 “팬미팅 자리를 빼곡하게 채운 팬들을 보면서 ‘내가 사랑 받는 이유는 연기 때문이지 다른 게 아니다. 연기에 사력을 다해야겠다’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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