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의 이면’… 위기의 영세 車부품사 “나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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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영세 자동차 부품업체에 불똥이 튀었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커질수록 기존 부품업체는 수익이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지난해 9월 부품업체 35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래차 시대에 대처하는 수준은 업체 규모별로 차이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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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영세 자동차 부품업체에 불똥이 튀었다. 급변하는 자동차 패러다임에 대처할 여력이 없는 이들은 쪼그라드는 내연기관차 시장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약 3만개다. 전기차에는 1만1000~1만2000개만 필요하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커질수록 기존 부품업체는 수익이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은 최근 한 포럼에서 “부품 공급망이 완전히 구축되지 못한 상황에서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공급 불안이 가증되고 있다. 내연기관차 부품도 규모의 경제가 무너지면서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나마 중견업체들은 나은 편이다. 새로운 변화에 도태되지 않으려고 이런저런 시도는 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 피티지는 지난 2월 전기차 바퀴에 들어가는 부품 ‘인휠모터’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오트로닉은 지난해 12월 전기차에 들어갈 전장부품 제조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후 북미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미국으로 몰려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면 여기에 공급할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자동차 열관리 분야 부품사인 한온시스템은 올해 5월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 약 4000만 달러(약 522억원) 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 1일엔 테네시에 약 1억7000만 달러(약 2218억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NVH코리아, 에코플라스틱, 아진산업, 디아이씨, 서연이화 등도 북미 진출 계획을 밝힌 상태다.
문제는 영세한 부품업체다. 사업 전환을 위한 투자는 엄두도 내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지난해 9월 부품업체 35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래차 시대에 대처하는 수준은 업체 규모별로 차이가 컸다. 중견기업은 76%, 중기업은 42%가 미래차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기업은 16%에 불과했다. 어떻게 전환할지 방향을 잡기 힘들고 현안에 대응하기도 급급해서다. 자금 사정과 연구개발(R&D) 역량이 부족한 점도 발목을 잡는다. KAMA 관계자는 “업계 최대 애로사항으로 ‘부품사 간 미래차 전환 여력의 양극화’를 꼽은 이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신규투자가 미국에 집중되는 것도 영세업체 입장에선 부담이다. 물류비가 증가하거나 기존 거래가 깨질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자동차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지난해 5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2030년에 국내 엔진 부품업체 500여곳이 사라진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국내 부품사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올 상반기에 완성차 생산·수출이 늘면서 부품사의 매출 총액도 증가했지만 업체 간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미래차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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