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거짓말"vs"그게 거짓말" 공방…이재명은 "유감" 표명
여름휴가에서 7일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일으킨 ‘노인 폄하’ 논란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김 위원장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분들이 계신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대표 책임론에 대한 입장이 있나” “위원장 경질은 안 하나” 등 후속 질문에는 말을 아낀 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다시 말했다.
이 대표의 휴가 기간 정치권 최대 논란은 김 위원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여명(餘命·남은 수명)에 비례해서 투표해야 한다”는 본인 자녀의 중학생 시절 발언을 소개하면서 “합리적이고 맞는 말”이라고 동조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 위원장은 사과를 거부하다가 나흘 만에 대한노인회를 찾아 고개를 숙였는데, 이 과정에서 “남편과 사별 후 시부모님을 18년간 모셨다”고 말한 게 다시 논란을 불렀다. 김 위원장의 시누이는 지난 5일 온라인에 글을 올려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김 위원장의 장남은 “거짓 주장과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한 상태다.
당내에선 김 위원장을 임명한 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 나왔다. 비(非)이재명계 윤영찬 의원은 7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혁신위를 만들자고 주장하고 실행에 옮기신 분이 이재명 대표고, 인선도 이 대표가 다 했다”며 “이 대표로서는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親)이재명계 정성호 의원은 같은 날 MBC라디오에서 “혁신위는 이미 당 지도부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움직여 왔다”며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민주당 의원 19명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은 증거로 말하는 게 좋다”며 “엄정하게 신속하게 조사해서 진실을 규명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들이 다 사실 인정하지 않고 억울하다고 하기 때문에 (당은)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른 아침부터 이 대표는 SNS를 통해 대여(對與) 공세를 펼치며 휴가 복귀를 알렸다. 그는 이날 오전 7시 15분 트위터에 양평 고속도로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건 대체…”라고 썼다. 공유한 기사는 지난 6월 작성된 국토교통부 문건에 윤석열 대통령 처가 소유 양평 땅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변경안’상 종점 사이 거리를 측정한 결과가 들어가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해당 자료는 6월 7일 유튜브 채널의 의혹 제기 후 담당 실무자가 포털 사이트를 통해 대략 거리를 파악한 자료’라는 보도정정자료를 공유한 뒤 “이 대표님, 국토부를 대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오전 7시 51분 트위터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6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전북지역 스카우트 대원들을 향해 “최악의 국민배신 망동”이라고 비판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아마도 이분은 이런 게 2차 가해인 줄도 모르실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스카우트 지도자 성범죄 부실 대응을 문제 삼아 퇴영한 스카우트 대원들을 비판하는 것 자체가 ‘성범죄 2차 가해’라는 취지였다. 이에 신 의원은 “이미 수사기관인 전북경찰청과 국제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이 성범죄가 아니라 단순 실수라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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