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와르르’…뜨거운 알래스카, 빙하 붕괴에 ‘대피령’

장은현 2023. 8. 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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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래스카주 주도인 주노에서 빙하가 녹아 발생한 홍수로 주택 건물이 붕괴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7일(현지시각) 미 ABC방송 등에 따르면 주노시 당국은 지난 5일 밤 주노 인근 빙하호 붕괴로 멘덴홀 강이 범람하면서 홍수 경보를 발령하고 인근 저지대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그러나 현지 기상 당국은 주민들에게 강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을 촉구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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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래스카주 주노의 한 주택이 지난 5일(현지시간) 빙하호가 붕괴해 발생한 홍수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알래스카주 주도인 주노에서 빙하가 녹아 발생한 홍수로 주택 건물이 붕괴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7일(현지시각) 미 ABC방송 등에 따르면 주노시 당국은 지난 5일 밤 주노 인근 빙하호 붕괴로 멘덴홀 강이 범람하면서 홍수 경보를 발령하고 인근 저지대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롭 바 주노시 부시장은 “건물 최소 2채가 유실됐으며 1채는 부분적으로 파손돼 물에 떠내려갔다”고 밝혔다. 그는 “한 콘도 건물이 상당히 훼손됐으며 일부 다른 주택들도 위험에 처해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다리와 도로도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시에는 약 3만2500명이 거주하고 있다.

ABC방송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멘덴홀 강의 물이 불어나면서 강변에 있는 주택 한 채가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영상을 촬영한 지역 주민 샘 놀란은 “집이 홍수로 무너질 때까지 1시간 이상 지켜봤다”며 “슬펐지만 할 수 있는 건 그저 서서 지켜보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영상에서는 나무 등 잔해가 멘덴홀 강에 떠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미국 알래스카주 주노의 한 주택 건물이 지난 5일(현지시간) 빙하호 붕괴 여파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역 주민 샘 놀란 SNS 캡처

앤드루 박 미국 국립기상청(NWS) 기상학자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빙하호 붕괴 홍수(glacial lake outburst floods)’로 불리는 이 현상은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에 갇혀있던 물이 틈새로 빠져나가 강이나 호수 수위를 높이고, 불어난 수량에 결국 둑이 터지며 발생한다. 2011년 이후 매년 여름 발생하고 있다.

멘덴홀 강의 수위는 5일 오후 11시 15분쯤 14.97피트(약 456.3㎝)로 최고조에 달했다. 이는 2016년 7월 기록했던 최고수위 11.99피트(365.5㎝)보다 2.98피트(90.8㎝) 높아진 수치다. NWS에 따르면 적정 수위보다 5피트(152.4㎝)가 높았다.

수위는 범람 이후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전날 오전 10시 15분 기준 8.96피트(약 273.1cm)였다. 그러나 현지 기상 당국은 주민들에게 강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을 촉구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극단적인 현상이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빙하 붕괴와 이례적 계절성 폭우로 파키스탄 농경지 등이 물에 잠겨 최소 1700명이 사망하고 집 수백만채가 무너졌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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