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판 ‘왕좌의 게임’, KB 회장 후보 6명 8일 나온다

조계원 2023. 8. 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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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거쳐 후보군 20명→6명 '압축'
예비 1번, 윤종규 현직 회장…용퇴 결정
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 3인 거론
외부 후보 비공개, 참여 저조할 수 있어
쿠키뉴스DB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숏리스트) 6명이 8일 결정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1차 숏리스트는 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 3인을 중심으로 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내부 후보들이 쟁쟁한 가운데 이들과 경쟁할 외부 후보로 누가 포함될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KB금융에 따르면 이날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0명의 롱리스트 가운데 6명의 숏리스트를 추려낼 예정이다. 롱리스트는 KB금융 내부 인사 10명과 서치펌의 추천을 받은 외부인사 10명 등 약 20명으로 구성됐다. 

롱리스트에 포함된 내부 인사 10명은 윤 회장을 포함해 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 3인에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등 그룹 주요계열사 최고경영자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윤 회장이 KB금융의 미래와 변화를 위해 후보 자격을 포기하면서 1차 숏리스트는 윤 회장을 제외한 가운데 마련된다.

금융권에서는 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 3인이 숏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사태로 혼란한 시기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윤 회장은 그동안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추진해 왔다. 그는 2020년 부회장직을 신설해 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을 임명하고, 이들이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 동시에 이들의 능력을 검증할 기회로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왼쪽부터 허인·이동철·양종희 KB금융 부회장.   KB금융 제공

허 부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은행장을 3연임하면서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차기 회장 선임 당시에도 최종 후보 4인에 포함된 바 있으며,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원 1년 후배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KB금융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윤 회장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필해왔다. 2016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시너지추진부 총괄 전무, KB금융지주 전략총괄 CSO 부사장, 2018년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거쳤다. 현재 그룹의 비은행 순익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 작업을 주도했다.

양 부회장은 KB손해보험을 키워낸 주인공으로 평가 받는다. 그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했고, KB손보 대표 맡아 업황이 좋지않은 상황에서도 KB손보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이에 양 부회장은 3연임에 성공하면서 2020년 12월까지 KB손보 대표 자리를 지켰다. 3인의 부회장 외에 그룹의 자본시장과 기업투자금융(CIB)을 이끌고 있는 박정림 총괄부문장(KB증권 대표)의 숏리스트 포함 가능성도 거론된다. 

외부 인사로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경제부처 장관 등 관료 출신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NH농협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모두 관료 출신 인사를 회장으로 맞이했다. 여기에 윤 회장 이전 임영록·어윤대·황영기 회장이 모두 외부 출신 인사여서 외부 출신 차기 회장 선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KB금융 안팎에서는 워낙 내부 후보들의 라인업이 탄탄해 외부 후보의 참여 자체가 낮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B금융이 8일 발표할 6명의 숏리스트 가운데 외부 후보를 비공개하기로 한 점도 이를 방증한다. 내부 후보와의 실질적인 경쟁이 어려운 상황에서 초기부터 외부 후보가 공개될 경우 참여자체가 낮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의 경우 내부 후보들이 탄탄해 외부 후보들의 참여가 적을 수 있다”며 “KB금융은 타 금융사에 비해 금융사고가 적었던 만큼 당국의 개입 명분도 적고, 윤종규 회장 직전에 관피아 문제로 그룹이 흔들린 사례가 있어 외부 후보에 대한 선호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숏리스트에 포함된 6명은 8월 29일 인터뷰 및 심사를 받고 다시 3명으로 압축된다. 외부 후보자는 2차 숏리스트에 포함될 때부터 공개된다. 2차 숏리스트 3명은 또 다시 인터뷰와 심층 면접을 거쳐 9월 8일 최종 후보자 1인이 결정된다. 최종 후보자는 11월 20일에 개최되는 주총을 통해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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