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AG멤버 원하는 클린스만, 황선홍호 난색...중재는 뮐러 위원장 몫

피주영 2023. 8. 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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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 뮐러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황선홍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뉴스1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학범호. 당시 팀에는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노팅엄 포리스트), 조현우(울산 현대·이상 와일드카드),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승우(수원FC) 등 전 포지션에 걸쳐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김학범 감독이 이들의 이름값만으로 우승을 이뤄낸 것은 아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일찌감치 '완전체'가 소집돼 조직력과 몸 상태를 끌어올린 것이 우승 비결이다. 김학범호는 조별리그 첫 경기를 15일 앞두고 국내파 선수 위주로 소집했고, 일주일 뒤엔 손흥민을 제외한 해외파 선수가 모두 모였다. 손흥민도 경기 이틀 전에는 합류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황선홍호는 5년 전과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달 14일 확정한 것 외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대표 선수 차출을 두고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A대표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이견이 있어 주요 선수들의 소집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A매치 기간과 아시안게임 기간이 맞물리기 때문이다. 9월 A매치 기간은 9월 4일부터 12일까지다. A대표팀은 이 기간 유럽 원정 평가전을 두 차례(9월 7일 웨일스전, 두 번째 상대는 미정) 할 예정이다.

9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 나서는 클린스만 감독. 뉴스1

황선홍호도 9월 4일 소집을 계획 중이다. 이때부터 아시안게임 첫 경기가 열리는 19일까지, 해외파 선수들을 포함한 '완전체'로 훈련한다는 게 황 감독의 목표다. 축구계 소식통에 따르면 A대표팀과 아시안게임 감독-코칭스태프는 최근 선수 차출 관련 미팅을 몇 차례 가졌다. 이 자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속 유럽파 여러 명을 A대표팀에 발탁하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선홍호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아직 완전체로 발맞춘 적이 없다. 그동안 몇 차례 소집훈련을 했지만, 국내파 선수 위주였다. 지난 6월 A매치 기간에도 황 감독은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비롯해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등 해외파 주축 선수들은 클린스만호에 내준 채 국내 선수로만 훈련했다. 평소 차출 문제에 있어서 A대표팀이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클린스만 감독과 황 감독 사이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강인을 제외한 아시안게임 해외파는 클린스만호에서 주전급 자원이 아니다.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황선홍 감독. 뉴스1

황선홍호는 그러나 이번 만큼은 A대표팀-아시안게임 대표팀 간 조율이 필요하다는 게 축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한국 축구에 아시안게임이 차지하는 비중 등 주요 내용에 대해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축구 관계자는 "A대표팀이 이번 만큼은 '양보'해야 한다는 식의 접근을 하기보다는 9월에 두 대표팀이 치르는 경기 중요성을 보고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 결정해야 한다. 아시안게임은 한국 축구의 자존심과 선수들의 병역이 걸린 남다른 의미를 가진 국제 대회, 유럽 원정 A매치는 말 그대로 평가전"이라고 말했다.

A대표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간 차출 관련 중재와 조율은 마이클 뮐러(독일)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의 주요 업무다. 그동안 뮐러 위원장은 잦은 출장으로 A대표팀-아시안게임 대표팀 미팅에 거의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나서야 꼬이고 꼬인 차출 문제도 풀릴 가능성이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 1일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클린스만-황선홍-뮐러 간 대면 회의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하지 않고 9월 A매치 첫 경기를 치를 영국 웨일스로 곧바로 가 대표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축구계 관계자는 "뮐러 위원장이 조만간 차출 문제와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A대표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윈윈'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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