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 용품도 세계 진출 시작
오토플렉스 샤프트를 만드는 두미나의 지난해 116억원 매출 중 80억원이 해외 수출이었다. 애덤 스콧, 루이 우스트히즌, 어니 엘스, 미셸 위 등이 오토플렉스 샤프트를 썼다. 지난해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리 트레비노가 오토플렉스 샤프트를 단 드라이버를 들고나와 다시 화제가 됐다.
미국 플로리다 등의 시니어 타운에서 오토플렉스 샤프트가 큰 인기다. 로리 매킬로이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오토플렉스 샤프트를 구해달라고 했다는 얘기도 미국 언론에 보도됐다. 이 회사 정두나 대표는 “총판 계약을 맺은 나라가 20개국 정도이며 개별 주문한 곳까지 포함하면 30여개의 나라에 샤프트가 팔렸다”고 말했다.
시뮬레이터 업체인 골프존, 거리측정기를 만드는 보이스캐디, 골프볼 업체인 볼빅 등은 이미 해외에 연착륙한 상태다. 골프존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약 750억원, 보이스캐디는 약 188억원이다. 볼빅은 2021년 120억원을 기록했다.
코오롱이 만든 골프 의류 브랜드 WAAC은 2020년부터 일본에 라이센스 사업을 하고 있다. 김윤경 대표는 “일본에서 브랜드 캐릭터인 와키의 인기가 높아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에서도 지난해부터 WGS(Worldwide Golf Shop) 8개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현재 그 외 5개의 리테일 사들과 함께 확장 계획 중이다. WAAC은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홍콩에서 판매하고 있고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진출도 늘고 있다. 국내 스크린 골프장에서 장타 볼로 뜬 다이아윙스도 미국에 진출했다. 이 회사 정상화 대표는 “미국 아마존에 진출해 상품 인지도를 높여 전세계로 넓히려는 계획이다. 미국에 이어 영국, 프랑스, 호주에서 판매하고 있고 코러나19 셧다운으로 철수했던 베트남에 다시 진입하기 위해 현지 거래처와 계약 진행 중이다. 미국 아마존 리뷰가 4점대로 좋은 편이어서 해외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양한 골프 용품을 만드는 테크스킨은 올해 일본 아마존에 입점해 상반기 매출 23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회사 박제용 대표는 “어려운 시장에 처음 들어간 것 치고는 성과가 나쁘지 않다. 국내에서 독특한 아이디어 제품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골프티와 홀로그램 시리즈, 노캐디가 많아 하프백 등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골프 볼마커를 만드는 G.MAD는 넬리 코다, 리디아 고, 폴라 크리머, 에리야, 모리야 쭈타누깐 자매 등 LPGA 선수들이 직접 연락해 주문한다. 볼마커의 수출 비중이 30%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이 회사 강해경 대표는 “여성 선수들은 볼마커를 일종의 목걸이 혹은 귀걸이처럼 인식하는데 우리 제품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 자본은 가장 큰 골프 용품회사인 타이틀리스트와 테일러메이드를 소유했다. 그러나 한국 골프 제품에 대한 선호는 높지 않았다. 과거 토종 국내 골프 브랜드는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고전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한국에서도 안 팔렸다.
이제 서서히 한국 골프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해외로도 진출하고 있다. 아직은 틈새시장 공략 성격이 강하지만 미래는 밝다.
오토플렉스 정두나 대표는 “과거 일본에서 한 샤프트 장인이 ‘한국에는 좋은 선수가 많은데 왜 괜찮은 클럽 메이커가 없냐. 한국 사람들의 냄비 속성 때문 아닌가’라는 얘기를 듣고 오기가 생겼다. 최고 제품을 만들어 명실상부한 골프강국으로 인정받으려 했다”고 말했다.
테크스킨 박제용 대표는 “예전에는 일본 골프용품에 대해 연구하고, 수입하러 다녔지만 요즘은 한국 제품을 알리고 수출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골프에 대한 한국의 에너지가 훨씬 크고 케이팝, 뷰티, 콘텐츠, 맛집 등이 인정받아 한국 골프 용품의 인기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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