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잼버리 공무원 99번 출장에 "대국민 사기극, 공금횡령 수준"

최서인 2023. 8. 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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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대회 관계 공무원들이 대회 준비 과정에서 99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쯤 되면 대국민 사기극이고 공금횡령 수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흥청망청식 외유성 해외출장 잔치에 탕진…참담한 심정”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고 “우선 지금은 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면서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반전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문을 연 뒤 “그런데 마치고 나면 꼭 결산을 해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이번 새만금 잼버리 준비를 위해 그간 투입된 정부·지자체 직접예산은 1000억원 이상으로 가히 천문학적 액수”라며 “그런 엄청난 예산이 제대로 집행됐다면 최상급의 인프라를 갖췄어야 마땅했다”고 했다.

이어 “기가 막히게도 ‘잼버리 1000억원 예산’의 상당 부분이 불필요한 용처에 과용되거나 심지어 흥청망청식 외유성 해외출장 잔치에 탕진되었음이 드러나고 있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2023 잼버리 준비를 위해 관계기관 공무원들은 8년간 총 99번의 해외 출장을 갔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독] 잼버리 배운다며 크루즈 즐겼다...공무원 해외출장 99번」

이라는 제목의 8월 7일자 중앙일보 보도를 언급한 것으로, 김 대표는 기사에 공개된 해외 출장 내용을 두고 “공무 목적으로 세금 들여 간 출장에서 이게 무슨 짓”이냐며 “이건 대국민 사기극이고 공금횡령 수준이 아닐까 싶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출장보고서의 내용은 더욱 가관”이라며 “‘세계잼버리 성공개최 키맨 면담 및 사례조사’를 하겠다며 공무원들이 스위스·이탈리아 6박 8일 출장길에 올랐으나 실제로는 유럽스카우트 이사회 전(前) 의장을 만나고, 둘째 날 세계스카우트센터를 방문한 게 전부라고 한다. 이들이 남은 기간 잼버리 유치 경험도 없는 유명 관광지를 찾는 일정만은 꼭 챙겼다”라고 했다.

박경민 기자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라북도·부안군 등 지자체와 부처들은 잼버리와는 관련이 없는 관광 코스를 방문하고 보고서에서는 억지로 새만금과 연결지으려 했다.

영국 버킹엄궁전, 프랑스 몽마르뜨 포도 축제, 몽생미셸 수도원, 중국 상하이 크루즈 등을 관광지를 다녀간 뒤 “새만금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처럼 차별화된 도시로 건설하여 후세에게 물려주는 방안 추진이 필요하다”라고 써넣는 식이었다.

보고서 내용에 지역 언론의 기사를 그대로 베껴 제출하거나 ‘보안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보고서를 올리지 않은 기관도 있었다.

김 대표는 “어쩌면 이건 빙산의 일각인지도 모르겠다. 그간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세부 집행내역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겠다”며 “혹시 예산에 빨대를 꽂아 부당이득을 챙긴 세력은 없었는지 그 전말을 소상히 파악하도록 해 이런 못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황규한 “황당함을 넘어 파렴치함에 분노 치밀어”

7일 '2023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전북 부안군 하서면 야영장 인근을 참가자들이 오가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날 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99회에 걸친 관계 기관 공무원들의 해외 출장보고서를 보면 황당함을 넘어 국민 세금을 이토록 펑펑 낭비하고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보고서까지 제출한 파렴치함에 분노가 치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수석부대변인은 “사실상 ‘출장을 빙자한 관광’이며 이러한 무책임한 행동들이 쌓이고 쌓여 이번 세계 잼버리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부실한 준비로 이어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무엇보다 소중한 국민 혈세가 제대로 된 행사 준비가 아닌 몇몇 공무원의 외유성 출장에 흥청망청 낭비되었으니, 행사가 제대로 준비될 리 만무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행사가 끝나더라도 국민 혈세를 허투루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조사와 함께 일벌백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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