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여자월드컵, '3연패 도전' 미국의 16강 고배… 'FIFA 랭킹 최상위 4팀째 조기탈락'

매건 라피노(중앙, 미국).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6일(한국시간) 호주 맬버른에 위치한 AAMI 파크에서 16강전을 치른 미국이 스웨덴에 승부차기 끝에 4-5로 패했다.

미국은 이번 대회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였다.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과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할 만큼 전 세계를 통틀어 적수가 거의 없었다. 비록 샘 메위스, 카타리나 마카리오, 말로리 퓨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알렉스 모건, 줄리 어츠, 린지 호란이 건재했고 트리니티 로드먼, 소피아 스미스 등 신예들도 탄탄했다.

그러나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미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랭킹 3위 스웨덴을 만나 연장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는 매건 라피노, 스미스, 켈리 오하라가 실축하며 월드컵 3연패의 꿈을 접어야 했다.

전조증상은 있었다. 미국은 조별리그 E조에서 네덜란드와 포르투갈에 연달아 비겼다. 2015 월드컵 무패우승(6승 1무), 2019 월드컵 전승우승을 달성했던 위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FIFA 여자 랭킹 1위를 고수하던 미국은 허무하게 발걸음을 돌리게 됐다.

이번 월드컵은 기존 강자들의 약세가 도드라지는 대회다. 앞서 조별리그에서는 FIFA 여자 랭킹 2위 독일이 한국과 3차전에서 1-1로 비기며 25위 콜롬비아, 72위 모로코에 밀려 토너먼트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7위 캐나다, 8위 브라질 역시 조별리그 3위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이 물건너갔다.

그만큼 상향평준화가 이뤄졌다. 2010년을 전후로 여자축구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한 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 서유럽 국가들이 황금세대를 수확하며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자메이카는 미국과 캐나다를 위협할 북중미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모로코는 사상 첫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며 남자 축구대표팀과 마찬가지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모로코 여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