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美 해외기지 '험프리스'…'잼버리 철수작전'에 실력 발휘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의 ‘새만금 철수 작전’이 경기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마무리됐다. 해외 미군 기지 중 세계 최대 규모로 한·미 동맹의 실질적 협력을 상징하는 이 곳이 긴급 상황에서 자국민 보호라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외교 당국에 따르면 전날(6일) 1500여 명으로 이뤄진 미 대표단은 캠프 험프리스로 철수를 완료했다. 지난 3일 조기 퇴영 방안이 검토된 지 사흘 만에 이뤄진 조치다. 참가국 중 가장 많은 4500여 명을 파견한 영국 대표단이 퇴영을 결정하고도 서울에서 숙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지난 5일 서울 호텔에 충분히 침대가 확보되지 않아 대원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철수가 전격적으로 결정된 뒤 미 측의 발 빠른 대처가 가능했던 데는 캠프 험프리스의 ‘덩치’가 한몫했다. 6·25전쟁 후 128만 평(4.23㎢) 규모에 불과했던 캠프 험프리스는 2000년대 용산 주한미군기지 이전 사업이 추진되면서 본격적으로 확장됐다. 저지대 논을 메워 435만6800여평(14.40㎢) 규모로 거듭난 것이다. 복토 작업에 동원된 흙은 뉴욕 양키스타디움 50여 개를 메울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한다.
군 관계자는 “차로 기지를 한 바퀴 둘러보려면 40분 이상 걸린다”며 “미군은 캠프 험프리스를 세계에서 가장 큰 해외 미군기지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기지 안에는 약 700개 건물이 세워져 있고, 한·미 장병과 군무원, 가족을 포함해 4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최대 수용 인원은 8만5000명으로 파악된다.
캠프 험프리스는 규모뿐 아니라 미국의 세계 전략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리적으로 대중국 압박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위협을 마주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도 중요한 장소다. 10년간 진행된 캠프 험프리스 조성 공사에는 10조8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한국 정부는 이중 9조원 이상을 분담했다. 군 당국자는 “양국의 두터운 동맹을 상징하면서 실제 협력이 이뤄지는 장소가 바로 캠프 험프리스”라며 “이번에 성공적인 철수 작전으로 캠프 험프리스의 존재감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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