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혁 "KBS·MBC, 공영방송 하고 있다고 생각 안 해"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이영광 기자]
▲ 김종혁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더. |
ⓒ 김종혁 제공 |
지난 7월 27일 윤석열 대통령은 새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홍보수석과 대변인 지낸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 특보를 지명했다. 두 달여 전 내정설이 흘러나왔을 때부터 이동관 후보자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컸다.
특히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자행된 방송 장악에 이 후보자가 중심에 있었다는 점과 아들의 학폭 의혹 등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최근엔 부동산 관련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디지털미디어시티역 근처에서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김종혁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을 만나 이동관 지명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윤석열 정부 인사 중에 이명박 정부 사람들이 많잖아요. 이를 두고 이명박 정부 시즌2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게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증거가 있어야 되는 거잖아요. 예를 들어 한덕수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 때 사람이잖아요. 추경호 경제부총리 같은 경우 박근혜 대통령 때 일 했던 분이잖아요.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분명히 이명박 대통령 때 교육부 장관을 했던 사람이에요. 또 지금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은 방문규씨인데 그분은 기재부에서 일하다가 노무현 대통령 때 청와대에 근무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래서 적어도 내각과 관련해서 이명박 때 사람이 왔다고 얘기하기 쉽지 않고요.
대통령실을 살펴보면, 비서실장 김대기 실장은 이명박 박근혜 때 다 일 했던 사람인 것 같아요. 이진복 정무수석은 이명박이나 박근혜 정부 때 정치를 했지만 크게 중용됐던 분은 아니고 최상목 정제수석은 박근혜 대통령 때 차관 했던 분인 걸로 알고 있고요.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명박 대통령 때 외신 비서관부터 시작해서 대변인까지 했으니까, 이분은 이명박 정부 때 사람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저는 현재 이명박 정부 시즌 2라고 하는 건 과도하다고 생각해요."
- 유인촌 전 장관이나 이동관 전 홍보수석, 장제원 의원 등은 MB 때 사람들 아닌가요?
"맞습니다. 유인촌씨는 MB 때 문화부 장관을 했던 사람인데 이번에 특보가 됐고 장제원씨 같은 분은 이명박 때 정치를 시작한 건 맞지만, 이후 자기 나름의 성장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이명박 때 사람이라고 얘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 현재 가장 논란인 건 이동관 특보의 방통위원장 지명이에요. 자녀의 학폭 문제와 방송 장악 의혹이 있죠. 우선 이분은 90년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죠. 게다가 1957년생이에요.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에 방송 기자도 아닌 신문 기자가 맞을까요?
"예를 들면 전임 방통위원장인 한상혁 위원장은 언론과 아무 관계가 없는 분입니다. 그분은 민언련 등 언론 단체 소송 대행해 주기는 했었지만 변호사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임명될 때 그분이 방송 경력이 없다고 해서 그걸로 문제 삼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 하고요."
- 언론 운동은 했잖아요.
"언론 운동한 것과 30년 동안 기자 생활한 것, 어떤 쪽이 더 언론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 근데 이건 언론이 아니고, 방송이잖아요.
"맞습니다. 방송과 신문은 많이 다른 부분이 있어요. 그러나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는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신문은 사양 산업처럼 돼가고 있고 방송은 테크 산업이 돼 가고 있잖아요. 그래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옛날 분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을 수는 있어요.
(방송통신위원장은) 지휘관인데 기술적인 부분을 잘 알지 못한다고 해서 방송 정책의 방향을 제대로 세울 수 없다고 얘기할 수 없는 것 같고요. 그건 밑에 전문가들로부터 보고받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고 생각하고요. 청와대 홍보수석 같은 것을 통해 많은 언론 경험 했기 때문에 지금 방통위원장 가는 것이 결격 사유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자녀 학폭 의혹에 대해 이 후보자는 피해자였던 친구와 화해했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이건 둘이 싸운 게 아니고 폭력을 행사한 건데 화해했다고 문제가 해결될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저도 입장이 있어요. 첫째 우리나라에서는 연좌제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부모의 잘못에 의해 자녀가 처벌받을 수는 없고 또 자녀의 문제로 인해서 부모가 비난은 받을 수 있지만 그걸로 본인이 불이익을 받는 것이 옳으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물론 부모와 자식은 다르죠. 저도 그건 인정합니다.
이 사안이 발생한 건 2011년에 있었요.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된 건 2015년입니다. 2015년에 전 모 교사가 문제를 제기하셨잖아요. 폭로가 이루어졌을 때 하나고 학생들 그리고 교사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면서 그 교사의 주장이 왜곡됐고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반발을 했던 걸로 저는 알고 있어요. 그리고 전 모 교사님은 나중에 보니까 민주당 의원실에 보좌관으로도 근무하기도 했었고 이재명 후보 캠프와 관련돼 있기도 했었고 이런 식으로 정치적으로 상당히 활동적이었던 분이었던 걸로 알려졌어요."
- 그럼, 학폭이 없었는데 왜곡하고 있다는 건가요?
"아니죠. 그때 당시에 이동관 수석의 자재로부터 학폭을 당한 피해자가 4명이라는 얘기가 있어요. 그런데 현재 뚜렷한 건 한 명의 피해자라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그것은 학폭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당한 것도 아니고 그 친구하고는 화해했고 그 친구가 전학을 간다고 할 때 우리는 반대했다'라는 얘기들을 하고 있어요."
- 이 후보자가 하나고 김승유 이사장하고 통화했잖아요. 이 후보자는 상황 파악하려고 했다고 하는데 이사장이 학교폭력 문제까지 알까요? 자녀 문제를 이사장에게 물었다는 사실에 공감하기 어렵긴 합니다.
"그게 민주당에서 공격하는 포인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그게 압력 아니냐고 얘기하는 거죠. 그리고 두 사람의 얘기도 달라요. 예를 들면 이동관 수석 같은 경우는 알아보려고 전화했다고 얘기를 하고 김승유 이사장은 전화가 왔는데 자기 아들 시험은 보고 전학 가게 해달라고 했다고 해요. 개인적으로 김승유 이사장의 얘기가 더 진실에 가까울 거로 생각해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우리 애가 학교에서 갈등이 생겨서 전학을 가게 됐어요. 그러면 제가 누가 됐든 그 사람을 알고 있는데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시험은 보고 전학 가면 안 됩니까'라고 얘기를 했다고 하면 그것이 적절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그 전화를 했다는 이유로 이 사람이 다른 공직 맡을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죄를 지은 것이냐에 대해선 다양한 판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가장 문제는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에서 한 일 같아요. 국민의힘에선 문재인 정부의 방송 장악이 심했다고 하는데 근거가 뭔가요?
"문재인 정부에서 언론 탄압이 있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제가 지금부터 말씀 드릴게요. 2017년 8월에 민주당 의원들 연찬회가 있었어요. 민주당 의원들 연찬회에서 문건이 돌았어요. 그 문건이 그 내용이 세 가지로 요약이 됩니다. 첫 번째 언론에 대한 적폐 청산을 가열차게 해야 된다. 두 번째 KBS와 MBC 사장을 쫓아내야 된다. 세 번째 이런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방통위가 역할을 해야 된다였어요. 그래서 언론에서 크게 문제로 삼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KBS와 MBC의 사장은 그 문건에서 지적된 대로 쫓겨났어요."
- 2017년 당시엔 국민의 70%가 언론 개혁 요구한 걸로 기억하는데요.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여론을 많이 반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여론이 다수라고 해서 항상 옳은 것은 전혀 아닙니다. 예를 들면 광우병 때 저는 사회부 담당 부국장이었어요. 광우병 시위 현장에 매일매일 나갔었어요. 그때 당시 90%에 가까운 사람들이 미국 소를 먹으면 광우병 환자가 된다고 주장했고 많은 사람이 미국 소 전면 수입 금지를 요구했어요. 그러면 그 90%의 의견이 옳은 건가요?"
-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화한 사실이 있나요?
"그건 제가 알 수가 없죠. 하지만 이건 얘기할 수 있죠. 2017년에 국민이 개혁을 요구했다는 걸 명분 내세웠던 뭐든 KBS, MBC 사장을 바꿨고 그 다음에 자기들 지지하는 분들을 다 요직에 앉혔어요. 어떻게 보면 가장 권력과 가까운 사람들로 다 채웠다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 전화할 필요 없을 수 있죠."
- 먼저 이명박 정부에서 그렇게 했잖아요.
"맞습니다. 얘기하신 대로 양쪽에서 계속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게 문제가 되고 있어요. 이런 걸 막기 위해서 2016년 당시에 민주당이 방송법 개정하자고 했습니다. 근데 어떻게 했습니까?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의 의석을 갖게 됐고 대통령 차지했지만, 그 방송법 바꾸지 않았어요. 왜 안 바꿨냐 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기계적 중립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옮지 않다'라고 얘기 한 다음에 방송법은 아무도 얘기하지 않게 됐어요."
- 이명박 정부에서 정연주 KBS 사장이나 엄기영 MBC 사장 자른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잘못된 거죠. 어떤 경우든 권력이 과도하게 개입해서 언론사를 겁박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저는 MBC와 KBS가 공영방송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예를 들면 산불 같은 게 났을 때 산불 방송을 전혀 하고 있지 않는다든가 그다음에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만나는데 일장기에 절을 했다는 식으로 왜곡 보도를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일방적인 보도를 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 이동관 후보자를 국회에서 반대해도 대통령은 임명할 것 같은데.
"그건 대통령의 선택이기 때문에 만약에 이동관 전 수석을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하고 그로 인해 정치적인 타격을 받는다면 그것도 대통령이 감내해야죠. 만약에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면 바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 어제(1일) 이동관 후보자가 공산당 기관지 언급한 건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그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러나 맥락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산주의 국가 기관지에는 언론 자유가 없지 않느냐라고 얘기한 것은 원론적으로 맞죠. 그런데 그것을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야 너 우리를 공산당 기관지라고 얘기하는 거야'라고 반발을 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도 중복 게재 합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디언 기자 찾아간 잼버리 참가자의 폭로... "국가적 수치"
- 최강욱 "문재인 대통령, 비서관들에게 '윤석열 총장 임명 후회한다'"
- 사부의 고객은 기본이 50년, 일 해보니 알겠다
- "부산 이전? 기업들이 왜 따라가나... 목적은 오로지 '표'"
- 군복 입었다 목숨 잃었는데... 대통령실의 무관심이 아쉽다
- 20미터 앞에서 만난 멸종위기종 담비... 실태조사 필요한 이유
- 흙빛이 된 표정... 일을 잘 해도 남는 게 없다니
- 윤석열 정부는 북한 인권을 말할 자격이 없다
- 온라인에 '살인예고' 글 올린 30대 살인예비 혐의 구속
- 민주당 "잼버리 파행도 문재인 탓? 그럴 거면 정권 내려놓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