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혁신위는 ‘노인폄하위’?"…김은경 리스크에 들끓는 여론
김은경 “시부모 18년 모셔”…“새빨간 거짓말” 주장
70대 민주당 지지도 6%p ↓
‘노인 폄하 발언’ 논란으로 파장을 빚은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이번엔 거짓말 의혹에 휩싸였다. ‘남편 사별 후 시부모를 18년간 모셨다’는 발언이 거짓말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자신을 김 혁신위원장 시누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지난 5일 블로그를 통해 “명절은커녕 자신의 남편 제사에도 한번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남편 사별 후 18년간 시부모님을 모셨다는 그런 새빨간 거짓으로…”라며 “노인 폄하는 그녀에겐 일상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단적으로 남편이 살아있을 때를 포함 단 한 차례도 시부모를 모시고 산 적이 없고, 공경심은커녕 18년 동안 김은경에게 온갖 악담과 협박을 받았다. 돌아가시면서도 쉬이 눈을 감지 못했다”며 “명절은커녕 자신의 남편 제사에도 한번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남편 사별 후 18년간 시부모님을 모셨다는 그런 새빨간 거짓으로 우리 가족 모두를 기만한 파렴치한 김은경이기에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돌아가신 분들을 욕보여드리지 않기 위해 무거운 마음으로 글을 쓴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김은경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2030 청년층과 만난 좌담회에서 과거 자신의 아들이 ‘왜 나이 드신 분들이 (투표로)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라고 질문한 것을 언급하며 “아들이 생각할 때는 본인 나이부터 남은 평균 기대 수명까지, 엄마 나이부터 남은 기대 수명을 고려해 비례적으로 투표를 해야 한다고 했고, 문제 제기 자체는 매우 합리적이라고 답했다”고 말해 ‘노인 비하’ 파장을 빚었다.
이에 대한노인회는 성명을 내고 김 위원장과 해당 발언을 옹호한 같은 당 양이원영 의원, 이재명 당대표의 직접 사과를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공식 사과하며 “시댁 어른들도 남편 사후에 제가 18년을 모셨다. 어르신들을 공경하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고리삼아 연일 ‘혁신위 때리기’에 나섰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 시누이 주장을 인용한 기사를 게재하며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다”며 “이런 부류에게 거대 야당의 혁신을 맡긴 사람도 같은 부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 역시 “민주당 혁신위는 ‘노인폄하위’인가. 김 위원장 같은 인물을 혁신위원장에 앉혀놓고 정부 여당을 비판한다니 무슨 말을 해도 괴담처럼 들린다”라며 “김 위원장이 노인회 찾아가 사과한 것도 괴담수준이다. 진정성 없는 변명이자 위선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 역시 “윤석열 정부가 전임 정부의 실책을 뒷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는 것을 민주당은 아는가 모르는가”라며 “민주당은 이미 자정능력을 상실했다. 시누이까지 나서 가정사가 폭로된 사람이 혁신위원장이라니 도대체 혁신의 본질이 무엇인가”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혁신위는 출발부터 위태로웠다. 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은 선임된 지 불과 9시간 만에 ‘천안함 자폭설’ 등의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연이은 도덕성 논란에 대한 돌파구로 쇄신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되레 부실한 인사 검증만 증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인사 검증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성토가 빗발쳤다. 그간 내세운 자성과 혁신의 의미도 빛바래졌다.
6월 초 임명된 김 위원장도 논란을 자초했다. 임명 직후 “돈 봉투 사건이 검찰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 있다”고 언급해 빈축을 샀다. 7월 언론 인터뷰에서는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 당시 비대면 학습 등으로 학력이 떨어진 학생들에 빗대어 혹평해 반발을 샀다. 초선 의원은 민주당 168석 중 절반에 가까운 81석을 차지하고 있다. 혁신위원장이 당내 초선 의원들을 집단적으로 모욕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자 민주당은 발칵 뒤집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혁신위가 쇄신 동력을 잃고 ‘자책골’로 전락했다는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세가 약한 노인층 표심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노인 유권자가 증가하는 고령화시대에 이같은 논란은 내년 총선의 최대 악재가 될 것”, “법은 인간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것인데 어떻게 노인 인격을 비하하는 사람이 법을 강의하고 제1야당의 혁신위원장 맡나”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꽃놀이패’를 쥐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의 70대 유권자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70세 이상 연령층의 민주당 지지도는 2주 전 17%에서 6%p 하락한 11%로 급감했다. 김 위원장의 논란이 당정에 반사효과를 안겨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오래 버틸수록 (국민의힘에) 좋다고 본다. 민주당의 미래가 길게 느껴지는지, 짧게 느껴지는지 한번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은경 혁신위’는 이미 쇄신 동력을 잃고 이미 암초에 부딪힌 상태다. 혁신위원장의 자격 미달까지 겹치면서 기구 자체의 권위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내년 총선까지 길게 볼 필요도 없다. 당장 신뢰를 회복하는 것마저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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