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자동차노조, 빅3 차량업체들과 교섭 본격화…"배터리 공장도 영향받을 듯"
미국서 사업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도 영향권
전미자동차노조(UAW)가 4년 만에 디트로이트 자동차 3사와 단체 교섭 중인 가운데 40%의 임금 인상과 함께 전기차(EV)용 배터리 공장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함께 요구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삼성·SK·LG 등 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 자동차 업체와 공조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만큼 협상 내용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UAW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디트로이트를 기반으로 한 3대 자동차업체들에 40% 임금 인상 등을 포함한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요구 사항에는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에 고용된 노동자에게도 UAW 국가 계약(national contract)을 적용하게끔 하거나 적어도 이에 상응하는 임금과 안전 요건을 보장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UAW와 디트로이트 세 자동차 업체 간의 협상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이뤄졌다. 2019년 당시에는 GM과 UAW의 의견 충돌로 6주간의 파업이 있고 난 뒤에야 겨우 교섭이 마무리됐다. 이 교섭의 만료 시한은 다음 달 14일이다. 그때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하면 파업을 할 가능성도 있다. 숀 페인 UAW 회장은 2019년 협상 당시에는 UAW가 세 회사 중 GM을 목표로 했지만, 이번에는 세 회사 모두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이 전기차로의 전환이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이번 협상이 이뤄지는 만큼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노동자를 위한 요구 사항이 관심을 끌고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데, 배터리 공장은 대부분 미국 자동차 회사와 외국 업체가 세운 합작 회사에서 운영해 UAW의 영향력이 직접 닿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페인 회장은 미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을 바탕으로 관련 기업에 세제 혜택을 줄 때 배터리 공장 노동자의 임금을 비롯한 근로 환경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UAW는 배터리 공장 노동자의 근로 환경이 기준에 맞지 않으면 결국은 우회적으로 UAW의 힘이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일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페인 회장은 GM이 운영하는 오하이오 배터리 공장에서 시급을 16.50달러로 책정했던 당시 일부 노동자가 투잡 뛰곤 했다며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언급된 공장은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가 운영하는 공장으로 보인다. UAW는 앞서 올해 상반기에도 이 공장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LG 외에도 삼성·SK까지 미국 자동차 업체와 적극적으로 공조하며 배터리 공장 투자를 확대해온 만큼 이번 노조 리스크가 향후 사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 업체 노동자의 임금 인상과 관련해 페인 회장은 "(임금 인상) 요구가 어마어마해 보일 수 있지만, 빅 3업체는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했고 이를 감당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세 업체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년간 총 40%의 임금 인상을 달성한 만큼 직원들도 그에 맞춰달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페인 회장은 다수의 노동자들이 일주일에 50~60시간씩 일하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휴식을 할 여력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GM 측은 "UAW의 요구가 장기적인 이익 관점에서 우리의 생산능력을 위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드는 UAW와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는 입장을 내놨고, 스텔란티스는 노동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주려 하지만 그 어떠한 계약도 새로운 차량이나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는 능력을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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