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 쩐의 전쟁’ 페덱스컵…"뭐가 달라졌나"
종전 125명에서 70명→50명→30명 추려
1~2차전 500만 달러↑, 최종 978억+α
‘쩐의 전쟁’.
정규 시즌을 마감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페덱스컵 플레이오프(PO)에 돌입한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인근 TPC 사우스윈드(파70)에서 개최되는 PO 1차전 페덱스 세인트 주드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차전 BMW 챔피언십(8월 17~20일), 최종 3차전 투어 챔피언십(8월 24~27일)이 펼쳐진다.
페덱스컵 PO는 해당 시즌에 최고 성적을 낸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대회다. 막대한 상금 규모로 정규 시즌 대회 못지않은 주목을 받는다. 올해는 더욱 치열한 싸움이 될 전망이다. 선수 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페덱스컵 랭킹 상위 125명이 PO 1차전에 진출했지만 올해는 딱 70명만 등판한다.
PGA투어는 2024년부터 시즌 개막이 전년도 가을이 아닌 매년 1월로 변경된다. 9월부터 시작되는 ‘가을 시리즈‘는 PO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 투어 카드를 잃은 선수들이 내년 출전권을 놓고 경쟁한다. BMW 챔피언십은 페덱스컵 랭킹 상위 50명, 투어 챔피언십은 상위 30명만 밟을 수 있다.
PGA투어는 올해 판을 더욱 키웠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의 출범으로 인해 총상금 규모를 더욱 확대했다. 지난해 페덱스컵 PO 1~2차전은 각각 1500만 달러의 총상금이 걸려 있었다. 올해는 500만 달러씩을 증액해 2000만 달러(약 261억원) 대회로 치러진다. 투어 챔피언십은 지난해 7500만 달러(약 978억원)의 보너스 상금을 내걸었다. 아직 총상금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 이상이 될 전망이다. ‘PGA 상징’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해 페덱스컵 챔피언에 등극해 1800만 달러(약 235억원)를 챙겼다.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은 방식이 다르다. PO 1~2차전은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린다. 일반 대회가 같다. 그러나 투어 챔피언십은 정규 시즌과 달리 포인트 상위 선수에게는 어드벤티지가 주어진다. 1위의 경우 10언더파 스트로크 어드벤티지를 안고 출발한다. 2위부터 5위까지는 순위별로 5~8언더파의 보너스가 있다. 6~10위는 4언더파, 11~15위는 3언더파, 16~20위는 2언더파, 21~25위는 1언더파, 26~30위는 이븐파 등이 차등 적용된다. 순위가 높을수록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다.
2007년 출범한 페덱스컵은 진정한 챔피언을 배출했다. 초대 챔프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다. 당시 PO 4개 대회를 소화해 1000만 달러의 보너스를 챙겼다. 다만 당시 경기 방식은 포인트 합산으로 우승자를 가리다 보니 최종전 우승을 못해도 챔프가 될 수 있는 구조였다. 우즈는 최종전에서 준우승에 그쳤지만 포인트에서 앞서 최종 승자가 됐다. 우즈는 2009년에도 투어 챔피언십 2위를 앞세워 필 미컬슨(미국)의 추격을 따돌렸다.
우즈 외에는 한동안 페덱스컵의 주인공은 매년 바뀌다가 2019년에야 다시 다승자를 배출했다. ‘포스트 타이거 우즈’로 불린 매킬로이가 주인공이다. 매킬로이는 2012년 PO 2연승을 거두고도 최종 2위로 아쉬움을 삼켰지만 4년 후인 2016년 결국 첫 우승을 이뤘다. 이어 2019년에는 페덱스컵 랭킹 5위로 출발했지만 대역전극을 펼치며 최종 승자가 됐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페덱스컵의 새 역사를 썼다. 사상 첫 페덱스컵 3승 챔프에 올랐다. 매킬로이는 특히 페덱스컵 랭킹 7위로 4언더파의 어드벤티지에 그쳤고, 1라운드 1번 홀(파4) 트리플보기와 2번 홀(파3) 보기의 악재를 딛고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최종 4라운드를 앞두고 스코티 셰플러(미국)에 6타나 뒤져 우승은 힘들어 보였지만 5~7번 홀 3연속 버디 등 특유의 몰아치기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올해 페덱스컵 랭킹은 3위다. 욘 람(스페인) 1위, 셰플러가 2위에 포진했다.
한국은 올해 페덱스컵 랭킹 김주형, 김시우, 임성재, 안병훈 등 4명이 출전한다. 김주형과 김시우의 선전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국의 페덱스컵 최고 성적은 준우승이다. 지난해 임성재가 4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나서 1타 차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탱크’ 최경주가 2007년에 기록했던 역대 아시아 선수의 페덱스컵 최고 성적인 5위를 갈아치웠다. 임성재는 보너스 575만 달러(약 75억원)까지 받았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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