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사주냐" '이탈' 전북연맹 때린 국힘... "말 같지도 않아"
[곽우신 기자]
▲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
ⓒ 남소연 |
"누구의 사주로 그런 반(反) 대한민국 결정을 했는지 정치적 배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 신원식 국민의힘 국회의원
"말 같지도 않고요, 솔직히." - 김태연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대장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영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가 조기 퇴영한 가운데 첫 국내 퇴영 사례가 나왔다.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개막 직후부터 수백 명의 온열 질환자가 쏟아지는 등 준비 부족과 미흡한 운영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내 '성범죄' 이슈까지 터졌다. 김태연 대장은 6일 취재진에 "지난 2일 영지 내 여자 샤워실에 30∼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자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고, 100여명 정도의 목격자가 있다"라며 "오전 5시에 (해당 남성) 지도자가 우리 여자 대장을 따라 들어갔는데 현장에서 잡힌 후에 '샤워하러 들어왔다'라고 거짓말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장에 따르면, 조직위원회에 이를 신고했지만 피해자와의 분리는커녕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경미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 밝혔고, 최창행 사무총장은 "문화적 차이"를 언급해 논란을 키웠다. 세계 스카우트 연맹 역시 해당 태국 지도자에게 경고 조치만 하는 정도로 해당 사안을 마무리했다. 제이콥 머레이 사무국장이 브리핑에서 "해당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어떤 성추행 사실도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라고 발표하자, 현장에서 거세게 항의하던 김태연 대장이 끌려 나가는 소동마저 일었다.
결국 이 같은 조처에 반발한 전북 스카우트 연맹은 경찰에 해당 사건을 직접 신고 후 이탈했다. 그러자 여당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에 '배후설'과 같은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당사자인 전북 연맹의 김태연 단장은 이런 의혹에 거세게 반발했다.
▲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6일 페이스북에 올린글 |
ⓒ 신원식 의원 페북 갈무리 |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간사인 신원식 의원(초선, 비례대표)은 지난 6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들의 퇴영 사유가 "이유 같지 않은 이유"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전북도민과 대한민국 국민, 그리고 전 세계인의 뒤통수를 치는 최악의 국민배신 망동"이라며 "손님을 초대해 놓고 집이 덥고 불편하다고, 손님을 두고 먼저 집을 나가버리는 집주인 행태만큼이나 무책임하고 파렴치하다"라고 비난했다. "상식적으로도 100명이 당시 상황을 목격했달 정도로 인파가 북적이는 공개 장소에서 성범죄 행위를 의도할 일국의 보이 스카우트 지도자가 존재할 수 있는가?"라고도 따져 물었다.
신 의원은 "동 지역단장은 대원들을 걱정하는 부모들의 항의도 핑계로 삼았다"라며 "그럼, 다른 시도 지역 연맹 소속 대원들은 부모도 없고, 항의도 없어서 조기 퇴영을 안 한 거란 말인가? 오직 전북연맹 대원들만 부모가 있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결과적으로 "이 대회의 취지와 목적에 정면으로 반하는 망동"이라며 "마치 울고 싶어 뺨 맞기를 기다린 사람처럼 태국 지도자의 단순 실수를 성범죄로 침소봉대해서 조기 퇴영의 구실로 삼았다. 아니, 아무리 기다려도 누구도 뺨을 때려주지 않자 스스로 뺨을 때리고 대성통곡하는 황당함 그 자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 더구나 개최지역 연맹이 이러면 안 되지 않나?"라며 "대회가 여러 난관에 직면한 상황이라면, 오히려 팔을 걷어붙이고 다른 연맹의 조기 퇴영을 만류하고 대회의 정상 진행을 위해 모범과 솔선을 보여야 할 장본인 아닌가?"라고도 이야기했다.
"결국 여러 정황을 볼 때, 동 지역단의 조기 퇴영 결정은 단순히 '파렴치', '무책임' 등의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라며 "누구의 사주로 그런 반 대한민국 결정을 했는지 정치적 배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라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신 의원은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혹여라도 야권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략에서 이번 전북연맹의 황당한 조기 퇴영 결정에 개입했다면, 결단코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그 결정은 대한민국이 전 세계로부터 성범죄를 용인하는 인권후진국으로 낙인찍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까지 주장했다.
"세계 잼버리 대회와 부산 엑스포 유치의 성패가 윤석열 정부와 야권의 지지에 미치게 될 반비례의 함수관계 역시 누구도 부인치 못할 것이란 점도 주목된다"라며 "부디, 야권이 국가이익은 없고 오직 정치적 이득에만 혈안인 패륜 집단은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라고도 덧붙였다.
김태연 단장 "국가적 배신? 우리가 국가에 의해 배신 받아"
당사자인 김태연 대장은 7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의원이 국가적 배신을 했다고 저희한테 표현하셨는데, 사실 배신이라고 하면 저희가 국가에 의해 배신을 받은 게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김 대장은 "저희는 정치에 대해서 신경을 쓸 시간이 없다. 아이들 돌보느라고"라며 "저희 지도자들은 어떤 무엇을 바라고 하는 게 아니다. 지원받는 것도 없고, 다 저희 자비를 내고 참가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떻게 그런 상황을 아시는지…, 모르니까 그런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라며 "저는 그 분(신원식 의원) 잘 모른다. 관심 안 가져주면 좋겠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같은 '민주당 배후설'에 대해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본인의 X(트위터) 계정을 통해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아마도 이 분은 이런 게 2차 가해인 줄도 모르실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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