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라 vs 팔아라, 헷갈리는 같은 종목 다른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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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주 투자 광풍으로 주식시장은 혼돈 그 자체다.
이차전지를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맹신은 최근 금감원에 이차전지주 주가 급락 원인을 조사해달라는 민원이 줄을 잇는 것만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투자증권이 90만원으로 높였고, 이어 삼성증권이 80만원, NH투자증권이 75만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로 내리며 주가 하락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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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주 투자 광풍으로 주식시장은 혼돈 그 자체다. 하루 만에 수십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가 기싸움이라도 하듯 정반대 시각의 리포트를 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는 하나증권의 '매도 보고서'를 끝으로 끊겼다. 금융감독원의 서면 질의 조사가 이뤄진 마당에 리포트를 낼 강심장을 가진 애널리스트는 없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내용을 담으면 개인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하게 되니 십분 이해가 된다. 이차전지를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맹신은 최근 금감원에 이차전지주 주가 급락 원인을 조사해달라는 민원이 줄을 잇는 것만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국내 증권사들이 이차전지주 관련 리포트를 내길 꺼리지만 포스코홀딩스만은 예외다. 주가 상승에 맞춰 목표주가를 속속 상향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이 90만원으로 높였고, 이어 삼성증권이 80만원, NH투자증권이 75만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배터리 핵심 사업을 과점한다고 가정하면 목표주가가 정당화된다고 봤다.
외국계 증권사의 생각은 딴판이다. 모건스탠리는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로 내리며 주가 하락을 예상했다. 친환경 에너지 업체로 탈바꿈하고 있지만 과도한 기대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전 세계 리튬 관련주 가운데 가장 비싼 주식이며 현재 주가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6월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낸 데 이어 최근 포스코퓨처엠에 대해 매도 의견을 냈다.
같은 종목을 바라보는 국내외 증권사의 상반된 시각에 대한 의혹도 거론된다. 가령 외국계는 공매도 세력을 감안해 매도 의견을 내고, 국내 증권사는 기관 투자자들을 위해 매수 의견을 낸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포스코홀딩스를 보유하지 않은 펀드를 찾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최근 이차전지주 급락을 부추긴 공매도의 배후가 외국인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시장이 혼란스럽고 국내외 기관의 리포트마저 믿기 어렵다면 스스로 더욱 신중한 투자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뚜렷한 소신 없이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부화뇌동'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 결국 내 수익률을 지키는 것은 투자자 자신이다. "기업의 사업 내용을 이해하고, 기업의 미래 실적을 이해할 수 있는 기업에만 투자하라"는 워런 버핏의 투자 조언을 되새길 때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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