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캠핑장으로 변한 폐교에서 즐기는 여름방학
인구 감소·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교육 과정을 이수하거나, 교육 기관에 다닐 수 있는 연령(만 6~21세)에 해당하는 아동과 청소년의 총인원 수인 ‘학령인구(學齡人口)’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만 6~21세 학령인구 수는 2014년 918만1000명이었지만, 2023년 725만9000명으로 10년 사이 약 200만 명이 줄어들었어요.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학교도 문을 닫고 있는데요. 학생이 사라지고 남은 학교 건물은 어떻게 될까요. 지방 폐교를 활용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캠핑장을 조성한 사례가 있습니다. 폐교 건물을 활용해 놀이·휴식 공간을 만들고, 운동장은 야외 활동과 캠핑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는데요. 소년중앙이 알아본 폐교 활용법, 마지막으로 서울특별시청이 지방 폐교로 만든 ‘서울캠핑장’을 비롯해 전국 곳곳 가볼 만한 폐교 활용 케이스를 소개합니다.
① 학생 없어 문 닫은 학교 전국 3922곳, 영어마을·아트센터 등 다양하게 변신 중이죠
② 공포물 단골 소재 폐교가 달라졌다, 이번 방학엔 학교서 놀아볼까
③ 캠핑장으로 변한 폐교에서 즐기는 여름방학
포천·제천·함평·서천·상주 전국 5곳 폐교가 캠핑장으로 ‘서울캠핑장’
전국 5곳(2023년 7월 기준)에 자리한 ‘서울캠핑장’은 서울시에서 지방의 폐교들을 대부해 가족 캠핑장을 조성한 폐교 활용 케이스입니다. 서울특별시청 행정국 지역교류팀 유재원 주무관은 “2012년 강원도의 폐교 활용 협조 요청을 계기로 폐교를 현장 실사해 사업지 선정 후 2013년 횡성 별빛마을 캠핑장을 조성·운영해 서울캠핑장을 시작하게 됐어요”라고 했어요. 이후 서울시는 2014년부터 타 지자체 대상으로 후보지 추천을 받아 현장 실사 및 심사 회의를 거쳐 각 지역의 폐교를 선정해 서울캠핑장을 늘려왔죠. “2022년 기준 8개소(횡성·포천·제천·철원·함평·서천·봉화·상주)를 운영했으나 2023년 상반기에 대부 기간 만료 등으로 인해 횡성·철원·봉화 서울캠핑장 운영을 종료했어요. 다만 철원·봉화의 경우 해당 지자체에서 올해 하반기에 캠핑장을 운영할 예정이죠. 또한 서울시는 서천 서울캠핑장 내에 추가로 오토캠핑장을 조성해 8월 개장을 앞두고 있어요. 서울시공공예약시스템(yeyak.seoul.go.kr)에서 원하는 서울캠핑장 장소·날짜를 예약할 수 있답니다.”
현재 운영하는 5개소 중 2014년 개장한 포천 자연마을 서울캠핑장은 1992년 폐교된 관인초등학교 사정분교장을 활용했어요. 캠핑장 바로 옆에 한탄강을 비롯한 명성산·산정호수, 인근 철원의 백마고지 등 안보 관광지가 많죠. 또한 캠핑장 운동장에서는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으며, 옛 모습을 간직한 폐교 교실을 활용해 탁구교실·바둑교실·북카페 등을 운영하고 있어 가족들과 함께 새로운 추억도 만들어 갈 수 있답니다. 여름철에는 간이 수영장을 이용해 물놀이도 즐길 수 있어요.
2015년엔 충청북도 제천시 송학면에 위치한 송학초등학교 송한분교장(1993년 폐교)을 활용해 제천 하늘뜨레 서울캠핑장을 만들었죠. 유 주무관은 “주변에 의림지·박달재·월악산·청풍문화재단지 등 수려한 자연과 문화자산들이 많이 있어요”라고 말했어요. 운동장에서는 배드민턴, 족구 등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으며 폐교 건물 내 탁구교실·전통놀이 체험실·바둑교실·북카페 등을 운영하고 있어요.
함평 나비마을 서울캠핑장은 2017년 전남 함평군에 위치한 성남초등학교(2002년 폐교)를 활용한 겁니다. 바둑교실·탁구장·유아놀이방 등 다양한 실내 휴식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족구장·배드민턴장·방방(트램플린) 등의 야외활동 공간도 마련돼 있어요. 같은 해 충북 제천시 금성초등학교 장선분교장(1996년 폐교)에 개장한 서천 금빛노을 서울캠핑장에 대해 유 주무관은 “캠핑장 주변에 국립생태원과 장항 스카이워크가 있어 캠핑과 서천 유명 장소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주변 볼거리를 추천했죠. 경북 상주시 낙동면에 위치한 낙동초등학교 용포분교장(2017년 폐교)은 2019년 4월 상주 감꽃마을 서울캠핑장으로 개장했어요. 탁구장·당구장 등의 실내 휴식공간을 갖췄으며, 상주시 특산품도 만나볼 수 있죠.
유 주무관은 지방 폐교를 캠핑장으로 활용한 이유에 대해 “자연친화적인 위치, 넓은 야외공간을 고려했을 때 가족 단위 야외캠핑을 하기에 최적화된 공간”이라며 “리모델링이 거의 필요하지 않고, 학교 옛 모습을 보존하면서 시설 내부를 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었어요”라고 말했어요. 서울캠핑장 1박 기준 이용 가격은 2만5300원이며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다둥이 가족 등은 30% 추가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텐트 등 캠핑물품은 무료 대여도 가능하죠.
유 주무관은 2022년 8개소 캠핑장 방문객이 총 3만7024명(캠핑장별 평균 4628명)이라며 “평일보다 주말(금~일)에 많은 분이 방문하기에 서울캠핌장은 화·수요일에 휴장하는 주 5일 운영을 하고 있어요”라고 전했어요. 이어 서울캠핑장의 매력에 대해 “서울 시민들에게는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여가 장소를 제공하고, 지역에는 방문객의 소비활동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서울에서 멀지 않으면서 자연체험이 가능하고, 지역 주민이 유치를 희망하는 폐교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가 설치를 검토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했어요.
■ 시·도교육청이 꼽은 학생을 위한 폐교 활용 공간
「 각 시·도교육청 폐교 담당자들이 어린이·청소년 등 지역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폐교 활용 공간을 추천했다. 일부는 타 지역 시민도 이용할 수 있다.
강원 – 후용공연예술센터
원주시 후용초등학교(2000년 폐교)에 2001년 들어선 예술창작촌. 교실극장·야외극장 등에선 누구나 상시 연극을 볼 수 있으며 2014년부터 매년 8~9월 중 공연예술축제 ‘후용페스티벌’을 개최해 연극·무용·음악 등 다양한 공연과 예술가 초청 워크숍을 진행한다. 후용공연예술센터 SNS 캡처
경북 – 경주안전체험관
2013년 폐교된 경주시 안강북부초등학교를 활용해 2022년 개관했다. 교통안전·재난안전·생활안전·응급처치·생명존중체험 등 다양한 안전체험을 할 수 있으며 평일에는 경북 도내 유·초·중·고 단체만, 화요일 오후와 토요일은 타 지역 시민도 이용할 수 있다. 경상북도교육청
부산 – 영도놀이마루
2019년 폐교된 옛 동삼중학교에 세운 문화예술체험 공간. 부산 시민이라면 예술가와 함께하는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움), 북카페·전시 등 문화예술 향유 프로그램(쉼), 학생·주민 등의 문화예술활동 지원 프로그램(틈)을 즐길 수 있고, 타 지역 시민은 전시·인문학콘서트 등에 한해 이용할 수 있다. 부산광역시교육청
세종 – 세종유아생태체험센터 솔솔놀이터
2003년 폐교된 영대초등학교에 2022년 설립된 세종시 유아(만 3~5세)전용 생태놀이시설. 첨벙첨벙 냇가와 모래마당·나무집·달팽이미로집 등 사계절 야외놀이공간과 텃밭 작물 활용 요리, 다육이 심기 등 마을 연계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과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주말(토·일)에는 타 지역 시민도 이용 가능하다.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전남 – 시에그린 한국시화박물관
2021년 옛 진도군 석교초등학교 죽림분교장(2011년 폐교)을 활용한 박물관. 국내 중진 작가 1000여 명의 자필 시와 그림 등 문학 작품과 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수석 1100여 점과 관련 서적과 기념품 3000여 점 등을 볼 수 있는 진도수석박물관이 함께 있다. 전라남도교육청
제주 – 예술곶 산양
고산초등학교 산양분교장(1995년 폐교)에 2020년 설립된 제주문화예술재단 운영 문화예술창작공간. 문화예술인들이 공유한 작품을 제주도민뿐 아니라 누구나 관람하고 창작체험도 하면서 예술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충남 – 부여교육가족체험장
부여군 인세초등학교(2018년 폐교) 운동장에 2022년 정식 개장한 캠핑장. 본관 건물은 노인대학으로 사용 중이다. 카라반(4개소), 텐트 데크(11개소), 관리실, 물품보관소, 물놀이장, 잔디운동장 등이 있으며 충남 도내 학생과 학생 동반 학부모, 충남교육청 교직원만 이용 가능하다. 무료. 충청남도교육청
충북 – 놀샘이음터
2020년 폐교한 충북 충주시 옛 대소원초등학교 자리에 올해 4월 개관한 놀이교육지원센터. 전래놀이·세계놀이·흙놀이·메이커놀이·책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전 신청받아 운영하며 충북 도내 초등학교·초등학생 개인·초등학생을 동반한 가족이 즐길 수 있다. 충청북도교육청
」
글=박경희 기자 park.kyunghe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서울특별시청·각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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