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톡]'수요<공급' 낸드 시장…반도체업계 감산에 집중

박선미 2023. 8. 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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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계가 하반기 낸드플래시 추가 감산에 집중한다. 낸드 수요가 D램보다 더딘 회복을 보이고 있어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낸드 238단

7일 반도체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회복 열쇠를 낸드 시장 회복에서 찾고 있다. D램은 수요가 늘고 있는 특수 공정 적용 제품 위주로 가격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낸드는 아직 아니다. 낸드 시장의 회복이 D램보다 후행할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낸드 생산량 조절이 시급해졌다. D램 중심의 업황 회복이 나타날 하반기에 얼마만큼 낸드 감산 효과를 누릴 수 있는지가 반도체업계 실적 회복 포인트가 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의 최신 가격 통계를 보면 지난달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128Gb 16Gx8)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3.8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이후 3개월째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6,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 추가 감산 계획에 대해 말한 이후 일부 낸드 제품의 현물가격(대리점 등에서 이뤄진 실수요자 중심 거래 금액)이 꿈틀거리긴 했지만 반등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반도체업계는 하반기 낸드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분기 적자 실적에 낸드 제품에 대한 재고 손실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부문은 고역대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힘을 주면서 1분기 보다 개선된 마이너스 한자릿수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낸드는 재고평가손실이 반영돼 -100% 전후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8세대 V낸드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반도체 감산에 나서면서 D램과 낸드 재고가 5월에 '정점'을 찍고 빠르게 감소중"이라며 "하반기에도 재고 정상화를 위해 감산을 지속할 예정인데, 특히 낸드 생산 추가 조정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메모리 수요는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높아진 재고 수준을 정상화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낸드는 D램에 비해 업계 재고 수준이 높고 수익성도 낮은 만큼 5~10% 추가 감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낸드 감산은 공장이 있는 중국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은 삼성의 낸드플래시 생산량 4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27만장의 낸드를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성·평택 반도체공장에서 생산하는 낸드가 시안 생산량보다 훨씬 많기는 하지만 미중 패권전쟁으로 인해 시안 공장의 생산공정 업그레이드가 더디게 진행된만큼 구형 모델 중심으로 낸드 감산이 집중될 수있다. SK하이닉스 역시 2020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며 넘겨받은 다롄 공장을 운영 중이다. 고객사 수요가 떨어지는 낮은 척층 단수의 낸드 위주로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반도체업계가 낸드 추가 감산에 나서더라도 3분기 낸드부문에서의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D램부문에서 가격 상승 전환에 따른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기대한다. 반면 낸드는 흑자전환이 아니라 영업적자폭을 줄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당장 흑자전환까지 기대할정도로 낸드 시장의 회복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여전히 낸드는 수요 보다 공급이 많은 시장이다. 다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감산 효과가 나타나면 낸드 수요 대비 공급 비율이 올해 1분기를 정점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1.29%에서 2분기 1.18%, 3분기 1.12%, 4분기 1.07%로 낮아지는 추세를 전망했다.

한편 옴디아가 진단한 올해 낸드 시장 규모는 매출 기준 432억2900만달러다. 지난해 594억1200만달러 대비 27.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감산 효과가 나타나면 내년에는 531억4200만달러로 22%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사용 증가에 따른 데이터센터향 수요와 전기차·자율주행차 확대 등으로 2025년에는 낸드 시장 규모가 D램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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