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100일'…박광온, 온화한 리더십으로 당내 화합 평가
"견고한 통합" 공약대로 소통 매진…내홍 최소화
'김남국 징계안' 강수 등 당 쇄신 흐름 안정적 주도
대화로 여야 협치 주력…대여 공격력 부족 지적도
"담대한 변화와 견고한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도록 하겠다." (4월 28일)
"국민이 원하는 변화 위에서 당의 통합을 이뤄내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 (8월 6일)
지난 주말로써 취임 100일을 맞은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과제이자 성과는 모두 '통합'으로 귀결된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의 연이은 패배,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으로 당이 어수선했던 시기에 원내사령탑에 오른 박 원내대표는 지난 100일간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당을 안정화시키고 정책역량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원내대표는 재수 끝에 지난 4월 28일 원내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는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워 '친이낙연계' '비이재명계'로 분류되지만 온건하고 합리적인 성향 덕분에 계파를 가리지 않는 지지를 받았다.
박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단합을 강조하고 당 내홍부터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친명·비명 구도는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모든 의원과 함께 이기는 통합의 길을 가겠다.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쇄신하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견고한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공약대로 줄곧 소통에 매진해 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가 소통을 굉장히 중시해 거의 매일 의원들을 만나고, 의견을 고루 듣고 있느라 바쁜 100일을 보냈다"며 "의원들이 하나같이 박 원내대표의 장점이자 가장 잘하고 있는 점을 '소통'으로 꼽더라"라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 선출 후 도입돼 격주 정례적으로 열리는 '정책의원총회'가 대표적 사례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최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의원총회가 매번 본회의 직전에 열리니까 다들 하고 싶은 말이 많더라도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의원총회가 당 지도부의 의견만 전달되는 자리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있어왔는데 이러한 불만을 박 원내대표가 해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주 상임위원회 간사단 회의도 직접 주재하며 현안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의원들에게 공지 메시지 보낼 때도 이전 원내대표들과는 달리 꼼꼼하게 주제와 내용을 잘 설명해줘서 좋다는 평가가 많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원하는 변화 위에서 당의 통합을 이뤄내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며 "정기국회부터 총선 전까지 민주당의 절실한 과제는 당의 통합을 바탕으로 당 밖에서 확장을 더 쌓아가는 것"이다. 소중한 지지층뿐만 아니라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거나 지지를 유보하는 국민까지 모셔올 수 있는 확장적 통합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의 합리적인 성향과 발 빠른 대응 행보는 당의 쇄신 흐름을 안정적으로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의 배경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5월 거액의 가상자산 거래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 징계안을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하는 강수를 뒀는데, 이는 박 원내대표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
당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이끌어낸 것도 박 원내대표였다. 그는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1호 쇄신안으로 요구한 불체포특권 포기와 관련해 당내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윤리정당의 면모를 회복하도록 정당한 영장 청구에는 불체포특권을 내려놓는다는 선언을 모두가 추인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민주당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 주는 언행을 삼갈 것"이라 선언하고, 김 위원장보다 먼저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사과한 것도 쇄신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 윤리를 되찾는 것이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고, 그래야 국민과 진정성 있게 소통할 수 있다"며 "쇄신의총과 함께 시작한 당 혁신의 과정이 동력을 잃거나 잘못된 길로 접어들지 않도록 모든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어 "돈봉투 의혹에 대한 문제가 여전히 진행형이다. 돌이켜보면 돈 봉투 의혹이 민주당 쇄신의 시작이었다"라며 "그 아픔이 헛되지 않도록 충분한, 분명한 쇄신의 계기로 삼겠다. 민주당 모든 국회의원들의 의지라고 믿는다. 낮은 자세로 원칙과 상식대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00일간 정책역량을 강화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맞벌이 부모를 위한 주4일제 제안, 에너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요구 등은 물론 보수층의 아젠다였던 보훈 예산 확대, 참전용사 예우 강화 등에도 힘을 실었다.
이는 여당과의 협치를 추진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박 원내대표를 '나보다 부드러우신 분'이라고 설명하며 "합리적 의회주의자" "대화가 되시는 분"이라는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도 윤 원내대표와 관련해 "의회 운영에 가장 강하게 관여하고 싶은 대통령실이 있을 수 있다"며 "윤 원내대표와 나는 그런 관계 단위들을 설득하면서 대화 정치, 의회 정치를 복원하는 데 힘써줄 것으로 믿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제1야당이 보여줘야 할 야성(野性)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여당에 보다 강하게 맞서야 된다, 협치에 중점을 둬야 한다, 이 2가지는 선택하거나 대립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강하게 할 땐 하더라도 협치는 지속적으로 추진해라, 협치 하더라도 여당과 강하게 맞설 땐 맞서야 한다 이게 '조화'라는 얘기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광온 "돈봉투 의혹, 野 쇄신의 시작…내로남불·온정주의 반복 않겠다"
- 박광온 "한반도 평화구축 결의안, 與와 협의해 8월 국회 통과시킬 것"
- 박광온, 여당에 "수해 복구·피해지원 여야정 TF 구성 제안"
- 박광온, 尹 '반국가세력' 발언에 "국민 용납할 수 없는 극단적 표현"
- '100일' 윤재옥이 평가한 민주당 "박광온은 나보다 부드럽지만…"
- 국민의힘, 이재명 선고에 오랜만에 '웃음꽃'…탄핵 공세 대비가 관건
- 이재명 첫 선고부터 '징역형'…사법리스크 현실화에 대권가도 '위태'
- '중폭' 개각할까…윤 대통령과 한 총리는 논의 중
- 서양의 풍자·동양의 서정… '아노라'와 '연소일기'가 그린 현대 사회의 균열 [D:영화 뷰]
- ‘4선 도전 확실시’ 정몽규 회장, 문제는 대항마 [기자수첩-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