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 조 최하위 탈락 ‘우물안 개구리’ 오명 벗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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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1무 2패, 조 최하위(승점 1)로 탈락하며 대회를 마쳤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 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한국 여자축구의 경우 초-중-고-대-실업팀으로 이어지는 구조 자체가 피라미드가 아니라 직사각형에 가깝다"며 "청소년기에 어느 정도 높은 레벨에 이르러 대표팀이 되면 '노장'이 될 때까지 가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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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앞세운 단기훈련 더불어
A매치 기회 확대 등 기반 다져야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1무 2패, 조 최하위(승점 1)로 탈락하며 대회를 마쳤다. 마지막 경기에서 FIFA 랭킹 2위 독일에 무승부를 거두며 ‘조별리그 전패’ 역사를 반복하는 건 간신히 면했으나 ‘월드컵 2연속 조 최하위 탈락’이란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선 한국 여자축구의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에 유일한 득점을 안긴 조소현은 지난 5일 입국 현장에서 “아쉬움이 많은 대회였다”며 “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라고 생각한다”고 냉정히 말했다.
세계무대의 벽이 높았던 것과는 별개로, 저변이 좁아 세대교체가 잘 이뤄지지 않는 한국 여자축구의 현실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 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28.9세로 이번 대회 본선 32개국 중 가장 높았다. 이번이 월드컵 세 번째 도전이었던 지소연, 조소현, 박은선 등 일명 ‘황금세대’가 팀의 주축을 맡았지만 그 만큼 새로운 선수들의 면면을 보기엔 어려웠다.
현재로선 선수 육성조차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환경이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 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한국 여자축구의 경우 초-중-고-대-실업팀으로 이어지는 구조 자체가 피라미드가 아니라 직사각형에 가깝다”며 “청소년기에 어느 정도 높은 레벨에 이르러 대표팀이 되면 ‘노장’이 될 때까지 가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 운동부나 전문 클럽에서 축구를 접한 후 프로팀까지 엘리트 코스를 밟는 남자 축구 선수들과는 출발선부터 다르다.
저변 부족으로 경쟁이 어려워지면 자연히 선수들의 목표치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한 위원은 “해외파 선수들도 일부 있긴 하지만 WK리그를 종착지로 인식하는 비율이 남자 축구보다 훨씬 높다”고 짚었다.
A매치 기회를 더 늘릴 필요도 있다. 세대교체와 경쟁이 이뤄질 장을 열어주기 위함이다. 현재 여자 대표팀이 큰 대회를 앞두고 치르는 A매치 경기 수는 남자 대표팀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 한 위원은 “반년에 한 번꼴로 A매치를 치르게 되면 지난번에 뽑은 대표 선수들을 계속 뽑을 확률이 높아진다”며 “A매치를 자주 해야 감독도 여러 선수들을 활용하고 실험할 수 있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및 경쟁 유도에도 한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한 달 뒤엔 항저우아시안게임이, 10월 말엔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이 기다리고 있다. ‘고강도’를 앞세운 단기 훈련과 함께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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