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5대 빅테크 2분기도 ‘깜짝실적’…주가는 3강 2약 갈렸다
경기 침체로 부진을 겪던 미국 5대 빅테크(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메타)가 1분기에 이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생성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상품·서비스에 도입되는 내년부터는 빅테크 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애플은 올해 2분기(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818억 달러(약 106조3400억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1.4% 줄었지만 월가 예상치인 816억9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같은 날 아마존은 2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11% 늘어난 1344억 달러(약 175조728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1315억 달러)를 뛰어넘은 실적이다. 앞서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도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5대 빅테크가 줄줄이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다르게 반응했다. 주력 사업에서 호실적을 낸 데다 3분기 전망이 밝은 메타·구글·아마존은 주가가 오른 반면,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낀 애플·MS는 주가 하락을 겪었다.
아마존은 아마존웹서비스 부문이 영업이익 77억 달러 가운데 70%를 견인했다. 디지털 광고 부문도 전년 대비 22% 상승한 10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메타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상승한 320억 달러(약 40조8000억원), 순이익은 16% 늘어난 78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애플이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강화하며 메타의 맞춤형 광고 매출이 타격을 입었지만, AI 기술로 기능을 개선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메타는 전체 매출의 약 98%가 광고에서 나온다.
광고로 먹고사는 건 구글도 마찬가지다. 올해 2분기 구글 매출은 746억 달러(약 95조원)로 전년 대비 7% 늘었다. 1분기에는 광고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581억4000만 달러(약 74조원)를 기록하면서 선방했다.
반면 애플은 회사의 주력 먹거리인 하드웨어 부문 매출이 부진했다. 아이폰·맥·아이패드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 7%,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서비스 부문(앱스토어·애플페이·아이클라우드 등) 매출이 전년 대비 8.2% 늘어난 212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문제는 하드웨어 부문 약세가 다음 분기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매출도 2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엔 “‘빙(bing)’ 하루 사용자가 1억 명에 달한다”며 자신만만했던 MS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2분기 매출·순이익이 증가했지만, 3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549억4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538억~548억 달러 수준일 거라고 예고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빅테크들은 AI를 누차 강조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알파벳(구글)·MS·메타의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임원진이 AI를 언급한 횟수는 각각 66번, 47번, 42번에 달했다.
다만 상반기에 빅테크들이 챗봇이나 초거대 언어모델을 두고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면, 이제는 먼저 돈을 버는 기업이 승기를 잡을 전망이다.
순다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AI 기반 검색에서 광고를 어디에 배치해야 효과적인지 테스트 중”이라고 말했다. 자체 챗봇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애플도 팀 쿡 CEO가 “AI는 핵심적인 기술이며, 애플이 구축하는 모든 제품에 내장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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