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수퍼스타 ‘김덕배’ 한국 조기축구 막내로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의 세계적인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32·벨기에)가 한국 예능에 깜짝 출연해 화제다.
더 브라위너는 지난 5일 쿠팡플레이 예능 ‘SNL 코리아4’의 한국 조기축구회 에피소드에 출연했다. 그는 한글로 앞면에 ‘신도림 조기축구회’, 뒷면에 ‘김덕배’라고 적힌 빨강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한국 선배들은 그를 “김덕배”라고 불렀다. 그의 영문명 앞글자를 따면 KDB인데, 한국 팬들이 이니셜이 똑같은 친숙한 ‘김덕배’란 애칭으로 부른다.
닭갈비 식당 뒤풀이에 참석한 더 브라위너는 선후배 문화가 있는 조기축구회에서 주눅 든 막내의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김치를 가져오는 심부름을 느리게 하자, 선배들은 “냅둬. 축구할 때도 느린데 뭘”이라고 핀잔을 줬다. 더 브라위너는 두 손으로 소주를 받은 뒤 잔이 넘치자 입을 갖다 댔다. 이어 주걱으로 닭갈비도 뒤집으며 한국 문화에 적응해 나갔다.
‘축구를 몇 살부터 한 거냐’는 질문에 더 브라위너는 손가락 네 개를 펴 보였다. “4개월밖에 안 됐어? 누구한테 배운 거야? 드리블 절대 하지 말라”는 핀잔도 받았다. 더 브라위너는 “예. 옙”이라며 고개를 끄덕인 뒤 눈물을 훔치는 연기를 펼쳤다. 자리에 혼자 남은 더 브라위너는 쓰디쓴 소주를 원샷한 뒤 한국말로 “축구… 어렵네”라고 했다.
팬들은 “주급이 6억4000만원에 달하는 선수가 조기축구회 막내라니” “연기도 월클(월드클래스)이네”라며 재미있어했다. 더 브라위너는 이어진 인터뷰에서 “(김덕배라는 애칭을) 몰랐다. 듣기 좋다. 그렇지 않나?”라며 웃었다. 더 브라위너는 ‘신도림 조기축구회 유니폼’을 마음에 들어 하며 챙겨갔다는 후문이다.
더 브라위너는 지난달 30일 쿠팡플레이 초청으로 서울에서 열린 맨시티-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을 위해 방한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결장했지만 한국 예능을 종횡무진 누볐다. 지난 3일 방송된 Mnet ‘엠카운트다운’에 스페셜 MC로 깜짝 등장해 “K팝과 맨시티는 비슷하다. 매번 놀라운 쇼를 펼치고, 전 세계 최고의 팬을 보유했다”고 했다.
예능 속 조기축구회와 달리 현실에서 그는 지난 시즌 맨시티의 트레블(3관왕)을 이뤄낸 수퍼스타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최후의 만찬에 초대하고 싶은 5인’으로 꼽았고, 가수 선미는 맨시티 홈구장을 방문해 함께 사진을 찍고 “덕배는 최고야”란 글을 남긴 적도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잼버리 배운다며 크루즈 즐겼다...공무원 해외출장 99번 | 중앙일보
- 형 죽이려고 내 몸에 불냈다…형제 '상속 싸움' 끔찍한 결말 | 중앙일보
- "이불 없인 추울 정도" 최저 평균 20도, 열대야 없는 천국 어디 | 중앙일보
- 20분 동안 물 2L 벌컥벌컥…美 30대 여성 숨지게한 '물 중독' | 중앙일보
- "고교땐 한국어·영어 다 못해" 韓정부 1호 통역사 '몰두의 비결' | 중앙일보
- 김은경 큰아들 항변 "母, 할머니·할아버지 돌보며 힘들게 살았다" | 중앙일보
- 등판엔 다 알파벳 7철자…이천서 복숭아 따는 젊은 남녀들 정체 | 중앙일보
- "어른들이 미안" 꽃게냉동고 끌고왔다…잼버리 지원 나선 주민들 | 중앙일보
- "잼버리도, 축구장도 망쳐"...K팝 콘서트에 전북 '강제 일정 변경' | 중앙일보
- "흉기 난동""가스 냄새" 9호선 대피 소동…승객 7명 부상 무슨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