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자 보급하는 필리핀 선박에…中해안경비정 물대포 쐈다, 왜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안경비정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발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군은 6일 성명을 내고 전날 스프래틀리 군도의 세컨드 토마스 사주(砂洲) 부근에서 중국의 해양경비대가 필리핀 해안경비대 보급선의 이동을 막고 물대포를 발사했다면서 “탑승자들의 안전을 무시하고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급선은 군 기지에 물자를 보급하고 병력을 교대하는 통상적인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고 필리핀군은 주장했다.
필리핀 측은 성명을 통해 “(중국이) 우리 선박을 상대로 과도하고 공격적인 행위를 했다”면서 “중국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 협약을 위반했을 뿐 아니라 국제상설재판소(PCA)의 판결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중국은 자국 해역을 침범한 필리핀 선박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간위 중국 해경 대변인은 이날 해경국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해경은 법률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했고, 불법 건축 자재를 실은 필리핀 선박을 차단했다”며 “필리핀이 이 해역에서 권익 침해 활동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해경은 법률에 따라 중국 관할 해역에서 권리 보호·법 집행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컨드 토마스(필리핀명 아융인) 사주(砂洲)는 팔라완섬 서쪽의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174해리 떨어진 곳에 있는 모래톱이다.
이곳에는 필리핀 군 병력과 군함이 배치돼 있으며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구단선’의 안쪽에 위치해 있어 양국이 잦은 마찰을 빚어 왔다.
지난 4월에도 중국 경비정 2척이 이곳 인근에서 필리핀 함정 가까이 돌진해 양국 간 긴장이 커졌다. 앞서 지난 2월에도 중국은 이곳 인근에서 군수 물자 보급 작업을 하던 필리핀 해경 선박을 향해 레이저를 쏘는 등 필리핀과 충돌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임의로 선을 그어 놓고 선 안쪽 90%가 자국 영해라고 고집하고 있다. 이에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는 이런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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