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잠실] 10승 걸린 에이스 매치, 137㎞가 149㎞를 이겼다
차승윤 2023. 8. 6. 19:53
10승 달성을 걸고 국내 에이스 두 사람이 붙었다. 웃은 건 평균 구속 12㎞/h가 느린 고영표(31·KT 위즈)였다.
고영표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근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이뤘고, 그의 호투에 힘입은 KT가 3-1로 승리하면서 개인 시즌 10승(5패)도 기록했다.
상대가 만만치는 않았다. 두산도 국내 에이스 곽빈을 내세웠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승선했고, 최고 155㎞/h를 뿌리는 강속구 투수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승 3패에 시즌 평균자책점이 2.34. 고영표(2.50)보다 조금 더 '철벽'이라 할 수 있는 에이스였다. 곽빈도 이기면 데뷔 후 첫 1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날 두 투수의 평균 구속 역시 차이가 컸다. 곽빈은 직구 최고 153㎞/h, 평균 149㎞/h를 기록했다. 반면 고영표는 최고 140㎞/h, 평균 137㎞/h에 그쳤다. 고영표의 직구 평균 구속과 곽빈의 슬라이더 평균 구속(137㎞/h)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판정승을 거둔 건 고영표였다. 고영표는 6회까지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1회부터 6회까지 4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안타를 내줬지만, 모두 산발 안타였다. 사사구를 내주지 않으니 장타를 맞더라도 연타만 없으면 실점이 나올 수 없었다. 6이닝 동안 무사사구를 기록한 '제구 마스터' 고영표다운 경기 내용이었다.
고영표와 달리 곽빈은 1회 제구 난조로 고전했다. 1회 선두 타자 김민혁을 상대로 시작하자 마자 볼 3개를 연달아 던진 게 발목을 잡았다. 결국 김민혁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후속 타자 이호연과 황재균에게 연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주자가 쌓인 탓에 적시타가 아닌 땅볼로 추가 실점도 기록했다.
곽빈도 실점 후엔 호투했다. 2회부터 4회까지 삼자 범퇴 행진이 이어졌고, 구위를 앞세운 탈삼진 쇼도 함께했다. 5회 위기를 맞았으나 자력으로 극복했다. 1사 후 2연속 안타를 맞는 등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황재균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스트라이크존 한 복판에 슬라이더를 꽂아넣어 루킹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고영표도 6회 첫 실점을 내줬다. 1사 후 호세 로하스에게 우익수 오른쪽으로 날아가는 당겨치는 2루타를 맞았고, 그 역시 적시타 없이 실점을 허용했다. 로하스는 김재환의 진루타 때 3루로 갔고, 고영표의 폭투를 틈타 만회 득점을 만들었다.
KT 타선은 흐름을 두산에 내주지 않았다. 한 점을 내준 후 바로 한 점을 되갚았다. 7회 초 1사 후 배정대가 곽빈의 초구 직구를 통타해 좌익수 왼쪽 2루타를 기록했고, 2루에서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선보인 끝에 투수 보크로 3루까지 진루했다. 배정대가 만든 베이스 하나는 결국 후속 타자 김민혁의 희생 플라이 1타점으로 이어졌다.
고영표도 7회 위기를 맞았으나 곽빈과 달리 스스로 극복했다. 고영표는 7회 말 1사 후 강승호와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늘어난 투구 수, 첫 사사구에 이강철 KT 감독이 마운드에 직접 올랐지만, 투수 교체는 없이 에이스를 믿었다.
고영표는 믿음에 부응했다. 2사 후 허경민에게 안타를 맞고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정수빈에게 좌익수 뜬공을 유도해 기어이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했다. 직구나 주 무기 체인지업이 아닌 커브로 타이밍을 뺏은 게 주효했다.
고영표의 뒷문은 박영현이 지켰다. 박영현은 8회 1이닝을 1탈삼진 무실점으로 지켜 시즌 20호 홀드를 기록했다. 마무리 김재윤도 9회 등판, 무실점 시즌 19호 세이브로 고영표의 승리를 지켜냈다. KT 타선에서는 9번 타자로 나선 배정대가 유일 멀티 히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곽빈이 7이닝 6피안타 2볼넷 8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했으나 고영표에 판정패하며 시즌 4패(9승)를 기록했다. 타선은 산발 6안타를 쳤으나 고영표 상대로 기회를 만드는 데 실패해 패배를 떠안아야 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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