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칼’ 김광희 “KT, 그저 믿고 있었다”

“잃어버린 초심, 강동훈 감독 덕에 다잡아”

DRX ‘라스칼’ 김광희가 본인 팀의 플레이오프(PO) 진출이 걸린 KT-리브 샌박전에 대해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정신적으로 흔들릴 때 마음을 다잡아 준 옛 스승인 KT 롤스터 강동훈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DRX는 6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9주 차 경기에서 광동 프릭스에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다음 경기에서 KT가 리브 샌박을 2대 0으로 완파하면서 DRX는 6위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 PO 막차 탑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김광희는 “서머 막바지에 보여드렸던 좋은 경기력을 초중반부터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경기력이 늦게 올라와서 아쉽다. 그래도 마지막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후련하다”고 시즌을 총평했다.

DRX는 서머 시즌 동안 총 7명의 선수를 번갈아 기용했다. 특히 시즌 전 3군 선수인 미드라이너 ‘예후’ 강예후와 원거리 딜러 ‘파덕’ 박석현을 파격 콜업하고 시즌 중에는 정글 라이너 ‘크로코’ 김동범과 ‘주한’ 이주한을 교체 기용했다.

김광희는 잦은 교체 기용이 이해 되는 조치였다면서 “시즌 초반 우리가 밴픽 정리를 균형 있게 잘 꾸리지 못했다. 후반에는 각자 잘하는 것들 위주로 밴픽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또한 “탑 라이너로서 정글 선수들의 교체는 연습 과정이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납득이 됐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게임 자체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글 두 선수는 서로 차이가 있다. 김동범은 순간적인 각을 잘 본다. 반면, 이주한은 짜여진 틀에서 정석 적인 플레이를 한다”고 덧붙였다.

DRX는 1위 KT 롤스터가 PO 경쟁 팀인 리브 샌드박스를 잡아주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KT 롤스터는 김광희의 옛 팀이며 한솥밥을 먹던 ‘비디디’ 곽보성, ‘커즈’ 문우찬, 감코진이 있다.

김광희는 “내가 프로 생활의 반을 함께 한 좋은 선수와 감독, 코치님들이 있다. 프로답게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저 믿고 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어 “어떤 결과가 있더라도 애초에 우리가 더 잘했으면 자력으로 플레이오프를 갔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고 전했다.

김광희는 옛 스승인 KT의 사령탑 강동훈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최근 스스로 초심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즐기지 못했다. 이길 때도 내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스프링 시즌 중에 강동훈 감독님께 연락이 왔다. 내가 힘들어할 때마다 걱정을 많이 하시면서 카톡을 보내주신다. 동영상 하나를 보내주셨는데, 2019년에 내가 못해도 팀이 이기니깐 밝은 표정으로 ‘내가 캐리했다’며 좋아하는 영상이었다. 그걸 보고 많은 생각이 들더라. 나도 모르는 압박감이 있었던 거 같다.”

김광희는 또 “배혜지 아나운서님도 나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줬다. 촬영할 때 밝게 웃는 모습을 보니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지더라. 그래서 최근에는 선수들과 감독, 코치님들 모두 무거운 분위기보다는 밝은 분위기를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광희는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다. 오늘이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데, 올해가 마지막 경기라면 내년에는 더 발전하는 프로게이머 ‘라스칼’이 되도록 노력하고 약속하겠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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